매일신문

[지상 백일장] 나의 결혼 이야기-우리는 영호남 대표 선수

세월 앞에 장사 없다더니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더니 이젠 아침저녁 쌀쌀한 기온에 이불을 살짝 끌어당겨 덮게 된다. 세월 따라 걷다 보니 우리가 결혼한 지도 17년이 훌쩍 지나갔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나도 모르게 슬며시 입가에 웃음이 배어 나오게 된다.

요즘은 자녀가 셋만 되어도 다둥이 대열에 합류하지만 1960, 70년대에는 한 집 건너 한 집은 보통 네, 다섯 명은 되었다. 우리 집은 1남 6녀의 딸 부잣집. 반대로 남편은 5남 2녀의 아들 풍년인 집안의 넷째 아들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식구 수가 아니라 나는 의성의 시골마을 여자이고 신랑은 전라도 시골 남자라는 것에서 시작되었다. 당시 시골에서는 누구 집 며느리, 또는 사위가 전라도 사람이면 쑥덕거리기 일쑤였다. 요즘도 선거철만 되면 영호남 편 가르기를 일삼는데 그때는 오죽했을까.

부모님은 남자친구는 보지도 않고 반대부터 하시다가, 어렵사리 첫 대면을 하시고는 "어머님, 아버님"하면서 싹싹하게 대하자 "니들이 좋다면 할 수 없지. 부모가 자식을 이기냐"하시며 승낙을 해주셔서 결혼할 수 있게 되었다.

명절만 되면 시댁 친정 조카만도 20여 명이 넘는 초 대가족이 되었지만 그래서 그만큼 더 행복하다. 지금은 영호남 대표 선수 부부의 좋은 본보기로 행복하게 잘살고 있다.

류미정(대구 북구 호국로)

◆'우리 가족 이야기' 코너에 '나의 결혼이야기'도 함께 싣고자 합니다. 결혼에 이르기까지의 사랑스럽거나 힘들었던 에피소드, 결혼 과정과 결혼 후의 재미난 사연을 기다립니다.

◆지난주 선정되신 분은 조경숙(대구 남구 봉덕동) 님입니다.

◆응모요령

▷지상 백일장

시·시조·수필·일기 등. 수필·일기는 200자 원고지 4, 5장 분량.

▷우리 가족 이야기

원고지 4, 5장 분량. 사진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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