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호동락] 힐링을 위한 양보와 배려

일부 캠핑장 쓰레기'소음으로 난민촌 방불…이기심 버려야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조금은 한산해진 듯한 분위기의 오토캠핑장. 하지만 시설 좋고 분위기 있는 캠핑장에서 주말을 보내기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다. 그만큼 캠핑을 즐기는 인구가 늘었고 제반 시설이 잘 갖추어진 오토캠핑장을 찾는 캠퍼들이 줄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 시점에서 힐링이란 단어와 함께 캠핑문화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인터넷 카페나 개인의 블로그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이야기 중 하나가 힐링을 위해 캠핑장을 찾았다가 스트레스만 받고 왔다는 것이다. 이유는 무엇일까? 제반 시설이 잘 갖춰진 고령의 한 캠핑장은 12월까지 무료개방 행사를 하고 있다. 처음에는 잘 알려지지 않아 한적했다. 그곳을 찾은 캠퍼들은 원하는 캠핑을 즐길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 곧 아수라장으로 변하고 말았다. '공짜'라는 것과 지방자치단체가 조성한 시설이라 어떤 캠핑장보다 여건이 좋아 자리를 선점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주인 없는 텐트가 많았다. 결국 늦게 그곳에 간 캠퍼들만 피해를 입었다. 또 쓰레기는 아무 곳에나 버렸다. 분리수거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캠핑장은 황폐화되기 시작했다.

수용 인원에 비해 과하게 찾아온 캠퍼들로 인해 난민촌을 연상케 했다. 그곳은 힐링이라는 단어보다는 스트레스라는 단어가 더 어울렸다. 결국 부족한 전기 시설로 밤 동안 전기가 차단돼 추위에 고생하는 캠퍼들도 생겨났다. 남의 전기 플러그를 빼버리고 본인의 플러그를 몰래 꽂아 사용하는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행동까지 서슴지 않고 하는 캠퍼들도 생겨났다. 그런 곳이 힐링 공간이 될 수 있을까? 남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것보다는 나와 내 가족만을 위한 이기적인 캠핑을 한 것이 아닌지 스스로 자문해봐야 할 것이다.

앞으로 많은 캠핑장이 생겨날 것이고 많은 캠퍼들이 그곳에서 캠핑을 할 것이다. 진정 우리가 캠핑을 통해 힐링을 얻고자 한다면 꼭 지켜야 될 것이 있다. 여분의 자리가 없음에도 굳이 다른 이들과 마찰을 일으킬 만한 곳에는 텐트를 치지 말아야 한다. 그것은 미리 자리한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다. 쓰레기도 지정된 장소에 분리수거해 버려야 한다. 법규를 준수하면서 건전한 캠핑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

캠핑은 여유를 가지기 위해 한다. 아이들과 아내를 위해 어쩔 수 없다는 핑계는 결국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준다. 대부분 '수용인원 초과'라는 것에서 문제가 생긴다. 쓰레기와 주변 텐트 간의 소음 문제, 그리고 차량으로 인한 사고 등 모든 것은 이기심에서 비롯된다. 지켜야 될 것은 지키고 하지 말아야 할 것은 하지 말아야 한다.

오토캠핑장을 운영하는 기관에도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좋은 시설이란 조건에는 과한 인원의 수용이란 조건은 없다. 화장실, 개수대만 멋지게 만들 것이 아니라 힐링이란 단어에 가깝게 접근할 수 있는 여유 있는 공간을 조성해야 한다. 많은 캠퍼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이야기가 있다. 조금 비싸더라도 조용하고 여유 있는 캠핑장으로 가고 싶다고.

시설이 좋은 오토캠핑장이든 강변이나 산에 위치한 무료캠핑장이든 지킬 것은 지켜야 한다. 그래야 힐링을 하고 함께 즐길 수 있다. 나 혼자만 힐링을 하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무엇을 챙길 것인가를 생각하기 전에 상대방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서로 양보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있어야만 캠핑의 즐거움은 물론 진정한 힐링 즉, 자연으로부터의 치유를 얻을 수 있다.

이원곤(네이버 카페 '대출대도'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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