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 아이에게 머릿니가…대구 초교생들에 다시 발병

최근 대구시내 한 초등학교 학생들에게서 머릿니가 발견된 가운데 다른 학교에서도 잇따라 머릿니 감염이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교육 당국은 전염성이 높은 머릿니를 예방하기 위해 비상이 걸렸다.

◆초등학생 머릿니 감염 추가 확인=이달 24일 대구 남구 한 초등학교에서 전교생 270여 명 중 6명에게서 머릿니가 나왔다. 머리 가려움증을 호소하던 한 학생이 보건교사를 통해 머릿니 감염이 확인됐고, 이후 전교생이 검사한 결과 6명에게서 머릿니가 발견된 것이다.

대구교육청은 지난달 28일부터 동부'서부'남부'달성교육지원청을 대상으로 감염현황 파악에 나섰다. 10월 말 현재까지 동부교육지원청을 제외한 나머지 교육지원청의 19개 초등학교에서 학생 28명이 머릿니에 감염된 것으로 추가 확인했다.

머릿니는 평균 100명 중 2~4명이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건강관리협회가 지난해 조사한 결과 전국 초등학생 3천113명 중 1.77%의 아이에게서 머릿니가 나왔다. 이보다 앞서 2008년 질병관리본부의 초등학교 머릿니 감염실태 조사결과, 전국 1만5천373명 중 4.1%(624명)가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여학생이 6.5%(7천355명 중 475명)로 남학생의 1.9%(8천18명 중 149명)보다 상대적으로 감염비율이 높았다.

머릿니가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이유는 과거보다 위생수준은 좋아졌지만 단체생활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여학생의 경우 머리가 남학생보다 길기 때문에 머릿니 서식에 더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다. 또 온도가 높을수록 머릿니의 활동력이 커지는데 실내온도가 높게 유지되는 것도 감염의 이유 가운데 하나다.

질병관리본부 말라리아'기생충과 관계자는 "머릿니는 발진티푸스와 재귀열 등 법정전염병을 옮기지는 않지만 물린 자리가 딱딱해지고 색깔이 변하게 된다"며 "가려움 때문에 학업 집중력이 떨어지고, 감염 사실이 알려질 경우 놀림과 따돌림의 대상이 되기 때문에 예방에 초점을 맞춰 생활지도가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전염력 높은 머릿니 예방에 중점 둬야=머릿니는 사람의 머리카락과 두피에서 기생하는데 길이가 3㎜ 정도로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암컷은 매일 7~10개씩 서캐(머릿니의 알)를 낳는다. 서캐는 머리카락에 단단히 붙어서 1주일이면 부화되고, 다시 1주일이면 성충이 된다. 머릿니는 2시간 간격으로 피를 빨아먹는다.

대표적인 증상은 가려움이다. 머릿니가 두피를 물어 피를 빨아먹는 과정이나, 머릿니의 배설물에 대한 반응 등으로 가려움증이 생긴다. 가려워 자주 긁게 되면 피부가 상하고 이것이 박테리아나 곰팡이 등 2차 감염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심하면 두피 껍질이 벗겨지거나 진물이 날 수 있으며 온몸에 열이 발생하기도 한다.

머릿니의 치료는 전문의 진료를 통해 처방을 받거나 약국에서 전용샴푸를 구해 머리를 감는 것이 일반적이다. 반복해서 샴푸 사용할 경우 아이들에게 독성 작용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분무형 약은 호흡기로 마시는 등 인체에 해를 줄기 있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머리를 짧게 자르는 것도 치료에 도움이 된다.

대구시교육청은 머릿니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생활지도와 위생교육에 나섰다. 일선 학교는 가정통신문을 통해 예방과 치료 방법을 학부모에게 알리고, 학생들에겐 ▷모발 및 두피검사를 통한 청결 유지 ▷빗이나 수건, 모자, 가방 등 개별 사용 ▷찜질방, PC방 등 개인 간 접촉이 빈번한 시설 이용 자제 등 생활지도를 하고 있다.

송희옥 대구교육청 학교생활문화과 장학사는 "머릿니 감염이 확인된 비율은 대구의 전체 초등학생 14만여 명 중 0.1%도 되지 않기 때문에 유행인 수준은 아니다"며 "다만 전염성이 강한 머릿니가 자칫 학생들 사이에서 빠르게 퍼질 수 있기 때문에 예방에 초점을 두고 생활지도와 위생교육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서광호기자 koz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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