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40년 막힌 포항운하 물길 열렸다

형산강∼동빈내항 1.3km 통수식…지상 4층 홍보관 새 관광명소로

하늘에서 내려다본 포항운하의 모습.
하늘에서 내려다본 포항운하의 모습.
포항운하 물관리센터(홍보관)
포항운하 물관리센터(홍보관)

포항에 새로운 생명의 물길이 열렸다. 40여 년간 도심 속에 갇혀있던 물길을 열어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는 도심재생 프로젝트인 포항운하가 웅장한 모습을 드러낸 것. 포항운하는 형산강 입구에서 포항 도심에 위치한 송도교 인근 동빈내항까지 1.3㎞ 구간에 물길을 뚫어 폭 15~26m, 수심 1.74m의 운하를 건설해 형산강의 물길을 되살리는 환경복원 사업이다.

포항운하의 주요 구간인 동빈내항은 신라시대부터 포항의 '자궁'역할을 해 온 역사적인 공간이다. 신라 초기에는 문물이 오가는 관문이었고, 일제강점기에는 수산업전진기지로 경북 전역의 경제를 좌지우지한 중심지였다. 근대화의 상징인 포스코의 밑거름이기도 했다.

포항운하의 물길은 포항제철소가 들어서고 주변 도심이 개발되면서 사라졌다. 1974년 부족한 주택난 해결 등의 목적으로 매립된 이후 1.3㎞ 길이의 형산강 물길은 완전히 막혔다. 물길이 끊어지면서 바닷물은 동빈내항에 갇혔고, 썩어가는 물과 오염물질로 내항 인근은 사람들이 살기 힘든 낙후 지역으로 급속히 쇠퇴했다.

방치되던 동빈내항은 포항운하를 통해 생명의 물길로 거듭날 전망이다. 포항시는 닫힌 물길 3.3㎞ 구간 중 1.3㎞ 구간이 통수돼 새 물이 흘러들게 되면서 나머지 오염된 내항도 수질개선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포항운하에 물이 흐르면서 동빈내항에 갇혀 썩고 있는 생활폐수가 사라지고, 푸른 물이 넘실대는 내항으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된다. 이 물길을 따라 21t급 46인승 연안크루즈선박 1척과 16인승 관광유람선(리버크루즈) 4척이 운행된다. 포항운하 주변에는 수변공원을 비롯한 친수공간과 호텔, 테마파크 등이 조성될 전망이다. 포항 형산강 시점부에 위치한 포항운하 홍보관에는 물 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펌프시설과 식당, 전망공간, 실개천이 흐르는 옥상정원 등 편의시설을 갖춘다. 시민과 관광객들이 운하를 편히 볼 수 있도록 인도교 등이 설치되고, 운하 주변의 유휴지를 활용한 해양공원과 송도백사장 복구 사업, 동빈부두 정비, 타워브리지 건설, 영일만대교 건설 등도 속도를 내고 있다.

포항시는 2일 오후 송림교 광장 특설무대에서 포항운하 통수 기념식을 갖고 다양한 기념행사와 축하공연을 마련했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인간과 물의 만남을 상징하는 퍼포먼스와 배의 발전 과정을 볼 수 있는 전시물이 공개됐다. 풍물패와 군악대, 취타대 연주 등 화려한 선상공연들도 펼쳐졌다. 포항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과거와 현재 시민들의 다양한 모습이 어우러지는 퍼포먼스도 이어졌다. 합수식에서는 화합과 소통, 통일과 번영을 기원하는 의미로 형산강 물과 동빈내항의 물을 합수한 물과 자매도시 물, 29개 읍'면'동을 상징하는 물을 포항운하로 흘려 보냈다. 박승호 포항시장은 "다시 연결된 물길처럼 한마음이 되어 포항이 전국 최고의 생태환경도시이자 해양문화관광도시로 도약할 수 있도록 힘을 모으자"고 말했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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