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초 투아웃. 두산 베어스 손시헌이 친 공이 중견수 정형식의 글러브에 들어가자 대구시민야구장을 가득 채운 관중은 함성과 함께 "최강 삼성"을 외쳤다. 마지막 스물일곱 번째 아웃카운트에 불이 밝혀지자 삼성 선수들은 오승환이 서 있는 마운드로 달려와'하늘을 향해 양팔을 뻗어 정상 등극을 알리는'한국시리즈 우승의 세레모니를 펼쳤다.
대구시민야구장이 자리 잡은 북구 고성동 밤하늘엔 축포가 쏘아 올려졌다.
삼성의 일곱 번째이자, 사상 첫 통합 3연패는 목청껏 환호한 팬들과 사력을 다해 싸운 선수들이 한데 어우러져 빚어낸 축복이었다.
삼성 라이온즈는 1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7차전서 두산 베어스를 7대3으로 꺾고 시리즈 전적을 4승3패로 만들며 가을의 주인공이 됐다. 1985년 통합 우승과 2002'2005'2006'2011'2012년 한국시리즈 우승에 이은 대망의 'V7' 달성이다.
류중일 감독은 2011년 부임 후 팀을 내리 3년 연속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면서 한국프로야구사에 길이 남을 금자탑을 쌓았다. 또 삼성은 역대 한국시리즈서 단 한 차례도 나오지 않았던 1승3패 후 3연승을 이끌며 뒤집기 우승을 한 최초의 기록도 썼다.
2011년 4승1패로 SK를 물리치며 한국시리즈 3연패의 첫 단추를 끼운 삼성은 2012년 다시 만난 SK를 4승2패로 누르고 2년 연속 가을 최고봉에 올랐다. 그리고 올해. 삼성은 불펜 약화와 주전들의 잇따른 부상에도 3년 연속 정규시즌 1위를 지켜내는 힘을 발휘, '명가'의 명성을 드높였다.
시련과 고비가 3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가는 삼성의 발목을 잡았다. 안방서 열린 1'2차전을 아쉽게 패한 삼성은 4차전서 다시 한 번 패배의 쓴맛을 봐 시리즈 전적 1승3패로 궁지에 몰렸다. 하지만 삼성은 5차전을 따내며 승부를 대구로 끌고 와 안방에서 치른 6차전과 7차전을 잇따라 승리로 이끌어 짜릿한 역전 우승을 완성했다.
삼성은 가장 극적이고 가장 빛난 우승을 2002년 이후 11년 만에 대구 팬들과 함께 했다.
1승3패에 몰린 삼성이 3연승으로 역전하는 과정에서 영양가 만점의 안타를 때려낸 박한이는 기자단 투표(유효표 73표)에서 40표를 얻어 채태인(14표), 오승환(10표), 차우찬(9표)을 제치고 생애 첫 KS MVP의 영광을 차지했다.
홈팬들과 흥건한 우승 뒤풀이를 한 삼성은 5일 오후 1시 소집해 이달 15일부터 대만에서 열리는 아시아시리즈 정상을 품에 안으려 준비에 들어간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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