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찰서 10대 도주범, 15시간 만에 검거

유치장 호송 도중 경찰 밀치고 달아나

경찰에서 조사를 받다 수갑을 찬 채 달아났던 10대 절도 피의자가 도주 15시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피의자 호송 당시 2명의 경찰관이 있어야 함에도 당시 1명만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경찰의 안일한 피의자 대처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대구 성서경찰서에 따르면 3일 오전 10시 30분쯤 대구 성서경찰서에서 절도 혐의로 조사를 받던 A(17) 군이 유치장으로 가던 도중 호송하던 경찰 1명을 밀치고 수갑을 찬 채 경찰서 담을 넘어 달아났다. 지난달 31일 절도 혐의로 달서경찰서에서 붙잡힌 A군은 유치장이 있는 성서경찰서로 인계돼 있었다. A군은 지난달 14일 오전 1시 35분쯤 친구 2명과 함께 달서구의 한 의료기 판매점에 들어가 금고에 있던 현금 30만원을 훔친 혐의로 긴급체포된 터였다. 그러나 한 달여간 A군의 범죄자료를 모았던 성서경찰서가 A군의 여죄를 수사한 뒤 다시 유치장에 입감 하려다 이 같은 일이 생겼다.

문제는 호송 과정이다. A군을 호송하던 경찰관은 1명. 조사를 받던 곳에서 유치장까지 거리는 15m가 채 안 되는 거리였다. 그러나 경찰의 피의자 호송 규칙에는 1명의 피의자를 호송할 경우 2명의 경찰관이 담당하도록 돼 있다. 당시 A군을 조사했던 성서경찰서 강력범죄수사 1팀 직원 6명은 각각 따로 있었다. 당시 A군 옆에는 B경사만 있었고 강력범죄수사팀 사무실 안에 3명의 직원이, 형사당직실 안에 1명, 나머지 1명은 다른 사건 지휘를 받기 위해 검찰에 가 있었다.

A군은 당시 조사를 맡았던 B경사와 함께 화장실에 갔다가 나오면서 B경사를 밀치고 15m쯤 떨어진 경찰서 북편 담을 넘어 달아났다. 경찰서 담 아래는 모델하우스 공터였다. 담에서 공터 바닥까지는 3m 정도의 높이였지만 A군은 그곳에서 뛰어내려 세인트웨스튼호텔 방면으로 달아났다.

경찰은 A군의 도주 직후 수배전단을 배포하고 공개 수배에 나섰고 도주 15시간 만인 4일 오전 1시 10분쯤 달성군 다사읍 다사중학교 인근에서 추격전 끝에 A군을 다시 붙잡았다. 경찰에 잡힌 A군은 "집행유예 기간인데 여죄가 드러나 형이 가중될 것이 두려워 달아났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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