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생으로 보이는 귀여운 아이가 부모 손에 이끌려 진료실에 들어온다. 보통 아이들은 처음 접하는 환경에 낯설어하면서도 호기심 어린 눈으로 인사하거나, 의사를 무서워해서 울며 부모에게 안긴다.
하지만 이 아이는 무관심한 표정으로 눈빛을 맞추지 않고 책상 옆에 세워진 인체 모형에 관심을 갖고 만지다가 곧 다른 곳으로 눈길을 돌린다. 의사가 이름을 불러도 대답하지 않고 무슨 뜻인지 모를 혼잣말만 하며 진료실을 마음대로 돌아다니며 물건들을 만진다. 바로 자폐증 환아다.
자폐증은 대부분 3세 이전에 진단할 수 있지만, 언어 및 인지장애가 더욱 뚜렷해지는 4~6세에 발견되는 경우도 많다. 원인은 산모의 심한 스트레스, 유전자 결함 등으로 인한 선천적인 것, 출생 후 고열, 경련 등으로 인한 뇌손상 등이 있지만 아직 정확한 발병기전은 밝혀지지 않았다.
자폐증은 한의학에서 오지(五遲), 전광(癲狂), 치증(痴症) 등에 해당하는 것으로 전반적 발달장애에 속한다. 사회적 상호작용, 의사소통, 활동 및 관심의 영역에 심한 손상이 있으며, 의미없는 반복 행동과 언어(가령 장난감 바퀴 돌리기, 광고 문구 반복해 말하기)를 사용한다. 특정한 시각, 청각, 촉각, 운동감각 등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경련성 질환을 동반하기도 하고, 정신지체를 가지고 있거나 한 분야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친구 관계를 가지는 것이 어렵고,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관심거리를 보여주거나 표현하지 못하고, 혼자 놀기를 좋아한다.
자폐증의 치료는 체질에 따라 신허(腎虛), 심담허(心膽虛), 기울(氣鬱), 담화(痰火) 등으로 분류하여 침구요법과 약물요법을 사용하고, 약침요법과 추나요법으로 뇌척수액의 순환을 원활하게 하는데 도움을 준다. 최근 한국과 중국에서 자폐증에 관한 논문을 살펴보면 한의학적 치료로 신경'생물학적 불균형을 바로잡아 행동 조절, 주의력 향상, 인지 기능, 감정 조절, 수면-식이 조절, 감각 조절에 침구요법과 약물 요법이 매우 효과적인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보통 자폐증 아이들마다 나타나는 증상이 다양한 만큼 언어치료, 놀이치료, 인지치료, 감각통합 훈련 등의 특수교육을 받는다. 그러나 원인적 치료보다는 지연된 발달의 촉진, 문제 행동의 감소에 목표를 두고 있어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
동인두한의원 정창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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