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해의 窓] 포항운하와 영일만항

포항운하가 이달 2일 통수식을 하면서 전국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주말 포항시가지와 운하 주변에서는 통수식을 축하하는 화합의 마당이 곳곳에서 펼쳐졌으며, 행사 안팎에는 연인원 30만 명이 몰려 통수식을 함께 즐기며 축제 분위기였다.

40년간 막혔던 동빈내항에 크고 작은 크루즈를 비롯해 수십여 척의 선박들이 퍼레이드를 펼치자, 운하와 송도교 등에 늘어선 시민들은 손을 흔들며 환호했다.

포항운하는 총 1천600억원을 투입, 형산강 입구에서 포항 도심의 송도교 인근 동빈내항까지 1.3㎞ 물길을 낸 사업으로, 한때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시민들의 환호 속에 성공리에 물길을 연 순간이었다. 포항운하 주변에 수변공원을 비롯한 친수공간과 호텔, 테마파크가 들어선다는 소식에 시민들은 포항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생활과 문화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이라는 기대에 들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결국 통수식 이후 시민들의 반응을 보면 포항운하는 일단 수요자들로부터 '볼거리'즐길거리'로 합격점을 받은 셈이다. 운하라는 인프라를 구축하자 시민들이 호기심을 갖고 이곳을 찾아 축하하고 앞으로도 가까이할 의사를 표현한 것.

포항운하의 온전한 모습을 보려면 내년이 돼야 한다. 성공을 속단하기에는 이른 시점임은 분명하다. 포항운하가 포항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시의 관리와 시민의식이 필수적이다. 포항운하가 문화관광 수요자 즉 시민들의 사랑을 이번처럼 뜨겁게 받는다면 당장이라도 성공이라고 할 만하다.

포항 영일만항도 2009년 환동해권 거점항이라는 비전으로 주목받으며 출발했다. 1990년대 초반부터 준비하기 시작해 2조원 가까운 공사비를 들여 2005년 공사에 들어가 컨테이너터미널은 4년 만에 완공했고 다른 시설물에 대한 공사도 진행 중이다. 영일만항의 공사는 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되고 경제성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고 한때 형님예산으로 공격받기도 하는 등 순탄치 않았지만 개항 후 군산항이 7년 만에 달성한 10만TEU를 영일만항컨테이너부두는 2년 만에 훨씬 뛰어넘어 버렸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환동해권 거점항 조성이라는 국책사업임에도 대구경북에서조차 '포항의 항'이라는 인식을 벗지 못했다. 영일신항만주식회사의 주주에 경북도와 포항시는 있지만 대구는 빠져 있다는 점도 이를 방증한다. 당연히 영일만항의 수요자 즉 화주나 포워드로부터의 외면으로 이어졌다. 4년이 지났지만 포스코 물량에 웃었다 우는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포항시와 영일신항만주식회사의 포트세일링은 대구경북에서부터 외면받고 있는 형국이다. 대구는 아예 포항항을 관문항으로 인정하지도 않고 있는 듯하고, 경북도지사와 포항시장의 미묘한 관계가 영일만항을 가로막는다는 입방아도 있다. 이유야 어찌 됐든 포항 영일만항은 수요자들로부터 아직까지는 외면받고 있는 것이다. 대구경북의 외면을 받는 대구경북 유일의 국가항 포항 영일만항이 딱하기만 하다.

김대호기자 dhki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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