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널뛰기 증시…개미들 짐 싸고 떠나나

한달여 새 100p 등락 거듭…외국인 매도 등 변동성 커져

외국인 매도,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에 환율과 실적 변수까지 겹치면서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한마디로 널뛰기 장세가 연출되면서 가뜩이나 동양그룹 사태 등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개인 투자자들이 증시를 떠나고 있다.

5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1.24포인트(p) 하락한 2,013.93으로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1일 1,998.87에서 8일 2,002.76으로 2,000선에 올라서고 나서 30일 2,059.58까지 급등했다. 하지만 다음날 코스피지수는 29.49p 떨어진 2,030.09로 큰 폭의 조정을 받은 이후 다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한 달여 만에 100p 정도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셈이다.

증시가 크게 출렁이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증시 탈출이 줄을 잇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일평균 개인 거래대금은 3조5천137억원에 불과했다. 이는 올 1월 4조2천159억원과 비교하면 20% 정도 감소했다. 거래대금이 줄었다는 것은 투자 활동이 위축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달 전체 거래대금에서 개인 투자자 거래대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45%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주식형펀드 설정액도 6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주식형펀드 설정액은 85조4천432억원으로 9월 말(88조657억원)보다 2조6천225억원 감소했다. 이는 2007년 9월 말(83조9천621억원) 이후 6년1개월 만에 가장 적은 규모다. 주식형펀드 설정액이 눈에 띄는 감소한 이유는 투자자들의 지속적인 국내 펀드 환매가 주요 원인이다.

국내 주식형펀드에서는 올 8월 28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 42거래일 연속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 기간 순유출 규모는 6조497억원에 달한다.

올 9월 19조원대를 기록했던 고객예탁금도 지난달 말 15조원대로 떨어져 27개월 만에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개인 투자자들이 증시를 떠나 다른 금융상품으로 옮겨가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개인 투자자들의 이런 움직임을 두고 시장에서는 불확실한 대외 경제 여건과 동양 사태로 인한 금융권 신뢰 하락 등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또 외국인을 추종했다가 자칫 상투를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감도 개미들이 증시에서 발을 빼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과거 개인 투자자들만 손해를 본 사례가 있었다. 외환위기 직후 외국인은 순매수를 이어가며 '바이 코리아' 열풍을 이끌었다. 이후 환율이 급락하자 외국인은 한국을 떠났고 뒤늦게 추종 매수에 나섰던 개인은 반 토막 난 주식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와 함께 올해 코스피가 2,000선을 돌파한 뒤 강한 상승 동력을 받지 못하고 여러 차례 주저앉은 점도 개인 투자자들에게 2,000선 안착 이후에 대한 불안감을 심어주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식시장의 추가 상승 동력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주식형펀드 환매 현상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문수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형펀드에 자금이 눈에 띄게 유입되려면 코스피가 2,050선을 넘는 등 확실한 상승 추세로 전환해 투자자 기대가 높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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