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인종차별 정책(아파르트헤이트)이 극성을 부릴 때 소수 백인도 반대 활동을 벌였다. 그중 한 명이었던 헬렌 수즈먼은 불굴의 용기를 지닌 여성 정치인이자 양심을 밝히는 등불과 같은 존재로서 뚜렷한 발자취를 남겼다.
1917년 오늘, 리투아니아의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나 어릴 때 유럽에 번져가던 유대인 박해 분위기를 피해 부모를 따라 남아공으로 이주했다. 19세에 결혼한 후 대학교수를 천직으로 여기고 살아가다 31세인 1948년에 정치에 투신했다.
네덜란드계 보어인들의 정당인 국민당이 총선에서 승리, 인종차별 정책을 본격화하자 참을 수 없었으며 유대인으로서 겪었던 고충도 한몫했다. 그녀는 노예 폐지의 전통에 뿌리를 두고 인종 차별에 반대한 영국계 이민자 후손들의 정당에 입당, 5년 후 국회의원으로 선출됐다.
57세 때까지 이어진 의정생활 내내 인종차별주의자 남성 정치인들이 득시글거리는 정계에서 아파르트헤이트를 유일하게 반대한 외톨이였다. 도청에 시달리면서도 장기 수감 중인 흑인 지도자 넬슨 만델라를 여러 차례 면회하는 등 백인 정권과 끊임없이 충돌했다.
만델라가 대통령이 되어 1996년에 새 헌법에 서명할 때 옆에서 새로운 남아공의 탄생을 지켜보았다. 노벨평화상 후보로 두 차례 올랐고 수많은 인권상을 탔다. 2009년, 92세의 나이로 숨졌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