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왕릉일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무덤이 경주에서 발견됐다.
매장문화재 전문조사기관인 한울문화재연구원은 8일 울산~포항 복선 전철 구간에 포함된 경주시 현곡면 소현리 일대를 조사한 결과 주변을 둘러가며 쌓은 석축 시설인 호석(護石)을 기준으로 동-서 11m, 남-북 11.2m 규모의 원형 봉분을 갖춘 신라시대 무덤을 발굴했다고 밝혔다.
이 무덤은 봉분 주위를 따라 12개 동물상을 새겨 넣은 8세기 중엽 이후의 것으로 추측된다. 고분은 묘역(墓域)을 갖추었으며, 암반을 굴착해 대규모 배수로까지 완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호석은 정교하게 6단 이상을 축조했으며, 그 바깥으로 따라가며 일정한 간격으로 덧단 돌인 지대석은 24개를 받쳤지만, 현재까지 17개가 확인됐다.
12지 동물 조각은 방위별로 지대석 2칸마다 1개씩 배치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조사 결과 말을 비롯한 7개 동물 조각이 확인됐다.
현장을 둘러본 신라사 연구자들은 "신라시대에는 12지 동물조각이 왕릉 이외는 배치된 적이 없다"면서 "더구나 8세기 중엽 이후는 석설(石室)이 왕릉 이외는 축조된 사례가 없다는 점에서 이 무덤은 왕릉 혹은 그에 준하는 최고권력자가 묻힌 무덤"이라고 말했다.
남쪽에 마련한 무덤으로 통하는 길인 묘도(墓道) 입구에는 호석에 잇댄 상태로 만든 제단 흔적도 드러났다.
시신은 봉분 중앙쯤에 마련한 석실에 안치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곳에서는 대퇴골로 추정되는 인골까지 발견됐다. 내부에서는 극심한 도굴로 다른 출토 유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신라 중기 이후 무덤으로 왕릉급 무덤이 발굴조사되거나 이를 통해 밝혀진 곳은 1984년 민애왕릉으로 알려진 고분이 조사된 이후 처음이다.
이진락 경주 위덕대 교수(신라왕릉 전공)는 "12지 상이 처음 나타난 33대 성덕왕릉(8세기 중엽)부터 55대 경애왕릉까지 23기의 왕릉 중에서 현재 12지 상이 발견된 왕릉급 고분은 10여 기가 존재하는데, 이번 12지 상이 있는 왕릉급 고분의 발견은 지난 4월 신당리 고분(호석만 발견)에 이어 신라 후기 왕릉 연구에 큰 획을 그을 수 있는 고고학적 개가"라고 말했다.
경주'이채수기자 c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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