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경북 종가 '불천위'의 답

안동 국학진흥원 '종가포럼'

지난해 종가포럼 단체사진. 한국국학진흥원 제공
지난해 종가포럼 단체사진. 한국국학진흥원 제공

한국국학진흥원은 8일 '불천위, 만리를 가는 사람의 향기'라는 주제로 '2013 종가포럼'을 마련했다.

올해로 6회째를 맞은 이번 종가포럼은 종가 문화의 초석을 놓은 불천위(不遷位) 선현들의 인품과 공적을 다각도로 조명하고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옮기지 않는 신위'라는 뜻을 지닌 불천위는 인품과 공덕이 뛰어나 유교식 제사예법인 4대봉사를 넘어서 모시도록 임금이 교지를 내려 정해 대대손손 봉사하도록 한 것으로, 국불천위(國不遷位)와 향불천위(鄕不遷位), 사불천위(私不遷位)로 나눠진다. 현재까지 불천위 종가는 약 150여 개소로 추정되고 이 가운데 110개 정도가 경북지역에 집중돼 있다.

이번 종가포럼에서는 불천위 문화의 의미와 활용을 배울 수 있도록 가문을 넘어 지역의 사표(師表)로 추숭되는 불천위 인물들의 삶과 정신을 되새겨 보고, 그 정신을 대대로 지켜오는 종가문화의 현대적 의미와 보존방안을 살펴볼 수 있다.

이날 영남대 사회학과 이창기 교수는 '문중형성의 역사적 과정과 한국의 종가문화'라는 제목으로 한국 종가문화의 전통과 특징을 이야기했으며, 한국국학진흥원의 김미영 박사가 '불천위, 덕(德)과 행(行)을 갖추다'라는 제목으로 경북지역 불천위 인물들의 추대과정과 덕행에 대해 강연했다.

또 의성 김씨 학봉종택의 13대 종손 김용환(金龍煥'1887∼1946년) 선생을 소재로 한 창작 연극 '우리 아배 참봉 나으리'가 공연됐다. 당시 김용환 선생은 가문을 지켜야 할 종손임에도 노름에 빠져 집안의 많은 재산을 탕진한 것 때문에 지역 사람들에게 심한 비난을 받았지만, 이후 여러 증언과 자료를 통해 노름빚으로 탕진한 줄만 알았던 집안의 재산이 만주 독립군 군자금으로 흘러들어간 사실이 밝혀졌다. 독립 자금을 모으기 위해 철저하게 노름꾼으로 위장한 삶을 살면서 일제의 감시를 피하고자 했던 것.

이날 전시행사로 불천위 유물전, 불천위 제례 사진전, 종가문장 활용 문화명품전 등이 마련돼 불천위에 모셔진 인물들의 뜻과 정신을 대표적 유물을 통해 소개하고, 서울대 조형연구소가 종가 문장(紋章)을 활용해 제작한 종가 지도'캘린더, 기념품 등의 문화명품도 함께 전시됐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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