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대목 장날(대구 2)/ 상희구 지음/ 오성문화 펴냄
"경상도 방언의 대대적인 복원이 시작됐습니다. 5천여 어휘가 이 시리즈로 되살아납니다."
대구 출생의 상희구 시인이 전국에 산재한 우리네 고유의 장날 장터 풍경을 노래하고 있는 시다. 저자는 한 나라나 한 지방의 풍물을 한껏 음미하려면 장날 장터 풍경만한 곳이 없다고 여기고, 추석 대목 장날을 묘사한 시집을 낸 것. 모어(母語)로 읽는 연작장시로 지난해 나온 '대구 1'에 이은 대구 두 번째 시리즈다. 앞으로도 매년 한 권씩, 열 번째 시집까지 펴낼 계획이다. 이 시리즈는 경상도 방언의 대대적인 복원이라는 대의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시인은 경상도 방언의 심화와 다변화에 관심의 초점을 맞췄다. 문학평론가인 고려대 고형진 교수는 "이 연작시는 방언의 구사에서 자기 개성의 절정을 이룬다. 특히 대구 연작의 백미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노골적이고 다채로운 방언"이라고 평가했다.
예를 들면, '헤헤이 참, 와 자꼬/ 남우 발은 밟아쌓능교, 내 발등더리가 디딜빵아가?/ 자꼬 밟꾸로/ 허헛 참, 어데다가 자꼬 대갈빼기를 디리대노/ 여게가 너거 안빠이가?'(제1부 '인자사 장터 초입에 들어서다'의 한 부분)
이 시집에서는 어투, 어휘, 어법, 억양 등 경상도 방언들이 한층 심화되고, 다변화되어 극대화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면서도 장터로 들어오는 온갖 인간군상(人間群像)들을 노래한다.
정진규 시인은 "언어'서사'생태의 누락 등 그 모든 누락의 창조적 복원이 마지막에 금호강의 물결로 흐르며 대단원을 이루고 있는데 이르러서는 누구나 찬탄을 금할 수 없을 것"이라며 "사투리라는 지역적 국한성을 넘어 모국어로서의 근원적 생명성을 시로서 극대화시킨 궁극의 시학이 바로 이 시집의 근간"이라고 극찬했다.
특히, 이 시집의 시리즈는 뒷부분에 경상도 방언의 각 어휘에 대한 친절한 해설이 부록으로 실려 있다. 싱개이(승강이), 잇사아 가주고(이어 가지고) 등 흔히 듣고도 정확한 뜻을 알지 못했던 단어들을 잘 설명해준다. 010-2013-1340. 239쪽, 1만2천원.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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