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한민국 '1호 농기계 명장' 박승진 씨

"내가 만든 수십 종 '스마트 농꾼' 전국 논·밭 누비는 활약상 뿌

대한민국 농기계 명장 박승진(65) 대표가 국내 최초로 개발한 궤도식 주행형 동력분무기 부품을 직접 제작하고 있다. (권오석 기자)
대한민국 농기계 명장 박승진(65) 대표가 국내 최초로 개발한 궤도식 주행형 동력분무기 부품을 직접 제작하고 있다. (권오석 기자)

"어렵사리 만든 신제품이 더 넓은 논과 밭에서 농작물을 수확하는 모습을 볼 때면 이루 말할 수 없는 희열을 느낍니다."

32년 간 예천에서 동양종합기계(승진상사)를 운영하고 있는 대한민국 농기계 명장 박승진(65) 대표. 박 대표의 농기계사랑에는 밤낮이 없다. 하루 종일 농기계와 씨름하며 신제품 도면을 그리고 지우기를 반복하는 것이 그의 일상.

박 대표는 "하나의 신제품이 탄생하기까지 수백 번의 실패를 거듭했지만, 그때마다 농업인들이 내가 만든 농기계로 보다 편하게 농사를 짓는 모습을 생각하며 힘을 냈다"고 말했다.

"어릴적부터 내 손, 내 이름으로 직접 만든 농기계를 개발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편리하게 농사를 짓는 로봇 개발이 꿈이었다"는 박 대표는 어려운 가정형편 속에서 15살 되는 해 서울 한양공업고등학교 기계공학과를 진학했다. 졸업 후에는 고향 예천으로 내려와 농기계 대리점에 취업했다.

1981년 경북에서 제1호 농업기계정비기능사 1급 자격증을 취득한 박 대표는 곧바로 농기계 상사 대리점을 인수해 농기계 기술개발에 매진하기 시작했고, 여러 특허개발품을 개발하다 2005년 승진상사를 설립해 본격적인 농기계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박 대표의 농기계에 대한 꿈과 열정이 그를 농기계 분야 국내 1인자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2011년 농기계 분야 최초로 '대한민국 명장'에 선정된 것이다. 농기계분야에서 종합형업체를 대상으로 몇 차례 명장이 탄생됐지만, 개인의 업적을 기려 명장을 수상한 것은 처음이다. 박 대표는 30년 이상 다양한 농기계를 개발하고, 지역농업발전에 힘써온 공로를 인정받았다.

특허개발한 농기계만 30여 가지에 이르는 등 그동안 개발한 농기계 제품들도 다양하다. 작형의 형태와 높이를 고려한 설계로 분무를 효과적으로 가능하게 한 '상향식 방사형 분무대차', 미립분사로 확실한 방제효과를 보이는 '승진 주행형 동력분무기', 50배의 노동력 절감효과가 있는 '경운기 부착용 다목적 땅속 작물 수확기' 등이다. 특히 궤도식 주행형 동력분무기(SS기)는 특수노즐을 통한 초미립자 살포가 가능해 농약비용의 30%, 인건비 40%를 절감할 수 있다.

박 대표는 "기존 SS기에 비해 3분의 1 가격으로, 약제탱크가 탈부착이 가능해 궤도형 운반차로 5천 평 이하의 과수농이나 비탈진 밭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다목적 농기계"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그동안 개발한 특허기술을 인근 농기계업체에 무상으로 이전해주고, 자문까지 돕고 있다. 또 지역농민들에게 농기계 기술 지도를 돕는 동시에 지역 소외계층에게 남모르는 선행을 베풀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는 "원천기술을 감추기보다 주위에 공개해 함께 나누는 것이 기술력을 높이는 방법"이라며 "앞으로 힘이 닿는 데까지 농기계 개발에 힘써 지역에 농기계 제작공장을 설립하는 게 꿈"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예천'권오석기자 stone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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