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수능…수시로 몰린다

수준별 시험 점수예측 어려워…입시 기관 분석도 제각각 달라

'수능 스트레스 날려!' 11일 대구학생문화센터에서 대구시교육청 주최로 열린 '고3 수험생 특별 프로그램'에 참가한 수험생들이 뮤지컬 공연을 보며 수능시험으로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은 수능을 마친 수험생들을 위해 뮤지컬, 시낭송, 음악공연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2014학년도 수능시험은 수준별로 치러져 고려해야 할 변수가 늘어난 데다 수능 문제도 어렵게 출제돼 수험생들이 수시모집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11일 수시 2차 원서 접수가 시작된 가운데 수능을 치른 수험생들 사이에 정시모집보다 수시모집으로 대학에 진학하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각 입시 기관이 내놓고 있는 등급 컷과 대학 예상 합격선도 수능 A, B형에 따라 다르게 따져봐야 하는 등 예전보다 자신의 위치를 가늠하기가 어려워져 정시 응시 결과를 예측하기도 힘들게 됐기 때문이다.

대성학력개발연구소 이영덕 소장은 "수능 시험이 끝난 직후부터 수시2차에 원서를 접수해야 하는지, 남은 수시 대학별 고사에 응시해야 하는지를 묻는 문의가 쇄도했다"며 "수능이 다소 어려워 시험을 못 쳤다고 생각하는 수험생이 많고 이들이 수시로 방향을 트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수능 후 첫 주말인 9, 10일 치러진 서울 주요 대학의 수시 대학별 고사 응시율은 지난해보다 5% 정도 오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투스청솔 교육평가연구소 오종운 평가이사는 "수준별 수능으로 정시 합격선을 예측하기 쉽지 않아 수험생들이 수시로 발길을 돌리는 것"이라며 "이런 분위기라면 수시2차 지원자 수도 지난해보다 증가할 것 같다"고 했다.

특히 고3 수험생 가운데 수시 대학별 고사, 수시2차 참여 여부를 두고 고민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가뜩이나 수준별 수능 탓에 정시 합격선을 예상하기 힘든데 정시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는 수능이 어렵게 출제돼 재수생이 유리해졌기 때문. 고3 수험생들로선 정시에서 수능 성적으로 재수생과 맞서기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대구시교육청 진학진로지원단 박재완 단장(혜화여고 교사)은 "각 고교 분위기를 살펴보면 고3 수험생 중 수능 가채점 결과가 기대에 못 미쳐 남은 수시 일정에 참가하려는 사례가 많다"며 "수시 일정에 참가하되 정시 지원 전략도 재점검해둬야 나중에 낭패를 보지 않는다"고 했다.

매일신문 교육문화센터 김기영 연구실장은 "수시모집 확대 추세가 이어지면서 정시모집 문이 좁아진 데다 수능이 어려워져 가급적 수시에서 승부를 봐야 한다"며 "남은 수시 대학별 고사를 치고 수시2차 모집 지원도 적극적으로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