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산토끼 토끼야 어디를 가느냐♪ 창녕에 '산토끼 노래동산'

동요 '산토끼' 발상지 이방면 100억 들여 동화마을 등 조성

"산토끼 토끼야 어디를 가느냐." 국민 동요 '산토끼'의 고향인 경남 창녕군에 '산토끼 노래동산'이 개장했다.

창녕군은 이방면 안리에 5년에 걸쳐 사업비 100억원을 투입해 4만9천910㎡ 규모의 산토끼 노래동산을 조성했다. 산토끼 동산에는 어린이와 토끼들이 함께 뛰놀 수 있는 토끼 마을과 토끼 모형, 조형물을 소재로 한 동화마을 등이 들어섰다. 산토끼 노래의 작곡'작사자인 이일래(1903~1979) 선생이 어린 딸을 안은 모습의 동상과 노랫말과 유래를 담은 비석 등도 세웠다. 또한 지상 2층 규모의 산토끼 동요관에는 토끼의 생물학적 특징과 종류, 토끼에 얽힌 옛 얘기, 이일래 선생의 일생과 업적 등에 관한 전시실, 동요 감상실 등을 마련했다.

산토끼는 일제강점기인 1928년 창녕군 이방면 이방보통학교(현 이방초등학교)에 재직하던 이일래 선생이 직접 노랫말을 쓰고 곡을 만들었다. 당시 이 선생은 딸 명주(당시 1세) 양을 안고 학교 뒷산에 올라 일몰을 바라보다가 산토끼가 깡충깡충 뛰노는 모습을 보고 '우리 민족도 하루빨리 해방돼 저 산토끼처럼 자유롭게 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생각하며 가락을 흥얼거렸고 집에 돌아와 바로 오선지에 곡을 만들고 가사를 붙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렇게 탄생한 산토끼는 이방초등학교 학생들이 부르다가 이웃학교를 거쳐 전국에 퍼졌다. 그러나 이 노래는 토끼 형상인 우리 국토를 연상시키고 민족감정을 유발했다는 이유로 금지되기도 했다. 이후 이 선생은 일제의 탄압을 피해 자신을 숨겼고 광복과 6'25전쟁 등 격변기를 거치면서 작사'작곡 미상으로 남았다. 이후 1938년에 출판된 '조선동요 작곡집'의 영인본이 1975년도에 나오면서 뒤늦게 세상에 알려졌다. 영인본에 실린 이 선생의 원본 노래 가사는 '산토끼 토끼야 너 어디로 가나/깡충깡충 뛰어서 너 어디로 가나/산고개 고개를 나 넘어 가아서/토실토실 밤송이 주우러 간단다'로 돼 있다.

창녕군 관계자는 "교육청 등에 협조를 구해 초'중등학생의 수학여행과 소풍 장소로 활용하는 등 산토끼 노래의 발상지를 널리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창녕'김성우기자 swki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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