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서울대, 의대 교차 지원에 논술 폐지…특목고 '급부상'

2015 입시 정시 인원도 늘려

서울대가 14일 의'치대에 문과생의 지원을 허용하고, 수능성적으로만 선발하는 정시 비중을 늘리는 것 등을 골자로 한 2015학년도 대입안(본지 14일 자 1면 보도)을 발표함에 따라 다른 대학 입시는 물론 교육계 전반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최상위권 학생 유치에 대한 서울대의 의지를 반영한 이번 서울대 대입안이 내신이 불리한 특목고생들에게 호재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벌써 나온다.

◆정시 확대, 문과생 의대지원 허용

서울대는 2015학년도 정시모집에서 총 선발인원 3천135명 중 24.6%인 771명을 뽑는다. 전년도 552명(17.4%)에서 219명이나 늘었다. 정시모집 일반전형은 수능으로만 선발한다. 정시 인문계열의 논술과 자연계열의 면접'구술은 폐지한다.

서울대가 정시 선발인원을 늘리고 수능 점수만으로 선발하겠다는 것은 우수 학생들을 놓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정시 모집군을 나군에서 연세대'고려대 등이 있는 가군으로 바꾼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그동안 특목고 수험생들은 수능을 잘 봐도 내신이 불리해 연세대'고려대에 주로 갔는데 내년부터는 이들이 서울대에 대거 합격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수능 공부에 집중하는 재수생들에게도 정시 모집인원이 확대된 것이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반면 정시에서 학생부가 무용지물이 되고, 수시 지역균형선발전형 수능 최저 기준이 강화돼 지방 일반고의 내신 최상위 학생 등은 다소 불리할 수 있다.

서울대가 이과에서도 성적 최상위권 학생이 몰리는 의예과, 치의학과, 수의예과에 문과생의 지원을 허용한 것은 파격이라는 반응이다. 특히 문과생의 서울대 의대 지원이 가능해지면 연세대'고려대 인문계 최상위학과를 지원하는 수험생 중에서도 서울대 의대 지원자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수시는 학생부, 정시는 수능 중심으로 전형이 대폭 단순해졌다. 수시 일반전형 면접에서 문제풀이형 면접이 없어지고 학생부와 동아리'봉사 등 비교과 비중이 더 커졌다. 정시에서는 기존 2단계 전형요소였던 논술과 면접이 모두 없어지고 1단계로 전형을 마친다.

◆외국어고 등 특목고생에 유리할까?

입시전문가들은 서울대의 이번 입시안에 대해 특목고의 인기가 되살아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특목고, 자사고, 비평준화 우수고 학생이나 재수생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라며 "면접 구술이나 논술에 자신이 없는 수능 고득점자들의 서울대 정시 입학이 쉬워지면서 서울대 수능 합격선은 지금보다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도 "서울대 정시모집 규모가 늘어나는데다 학생부 반영 비중은 아주 낮아지기 때문에 수능에 강한 특목고 수험생들이 유리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각에선 수시모집 지역균형선발전형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4개 영역 중 현행 2개 영역 2등급 이내에서 3개 영역 2등급 이내로 강화해 지방 일반고 학생은 서울대에 들어가기가 더 어려워졌다는 평가도 있다.

차상로 송원학원 진학지도실장은 "내년도 서울대 수시에선 학생부와 봉사, 동아리 활동 등 비교과 비중이 크고, 정시에선 수능의 영향력이 절대적이 될 것"이라며 "특목고 학생들에게 유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재완 대구진학진로지원단장(혜화여고)은 "문과생의 의대지원 허용은 장기적으로 문과'이과 구분을 없애고, 학과별로 필요로 하는 과목을 기준에 맞춰 학생을 선발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며 "다만 정시 비중이 기대했던 3분의 1 수준에는 못 미쳤다"고 평가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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