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 불법포획 전문조직 19명 적발

동해안 일대에서 밍크고래 수십 마리를 불법포획해 유통시킨 전문조직이 검찰에 붙잡혔다.

대구지방검찰청 포항지청은 전문적으로 밍크고래를 불법으로 잡아 내다 판 혐의로 19명을 적발, 냉동창고 운영자 A(55) 씨 등 5명을 구속 기소하고 고래포획선 선장 B(47) 씨 등 1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또 달아난 고래포획선 선원 C(53) 씨와 유통상 D(54) 씨의 행방을 쫓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해상운반책과 육상운반책, 유통책 등으로 나눠 조직적으로 고래를 포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포획(해체)-해상운반-육상운반-유통(판매)' 등의 단계로 세분화돼 있으며 점조직 형태로 운영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찰은 지난 9월 울산과 영천의 냉동창고 3곳을 압수수색해 밍크고래 고기가 담긴 나무상자 108개(개당 평균 25㎏) 2.7t을 압수했다. 또 팔고 남은 밍크고래 고기 53봉지를 확보하고 냉동창고 CCTV를 복원해 고래유통상의 신원을 확인했다. 통화 내역을 분석해 고래유통상과 거래한 사람들의 인적사항도 확보했다.

이달 10일에는 불법 고래 포획선 2척과 해상 운반선 2척, 육지운반책 등 고래 포획 선단의 실체를 밝혀내고 해당 선박의 선주와 선장, 선원, 고래유통상 등을 조사해 불법 고래 포획과 유통 사실 등을 확인했다.

이들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대포폰, 무전기, 차명폰 등으로 연락했으며, 수사기관에 붙잡힐 경우 변호사 비용과 가족생계비 등을 지원하기로 하고, 다른 가담자의 정체를 숨겼다. 또 포획 현장이 발각되면 고래고기를 바다에 버려 증거를 인멸했다.

권광현 대구지검 포항지청 부장검사는 "불법 고래 포획 조직은 포획 즉시 해상에서 해체해 고래고기를 부표 등에 매달아 보관, 흔적을 없앤 후 해상 및 육상운반, 유통조직에 넘기는 등 세분화돼 있어 검거가 매우 어렵다"며 "고래 포획이 쉽게 드러나지 않는 점을 감안해 불법 고래 포획을 엄중하게 처벌하고 압수된 고래고기를 몰수하는 등 범죄수익 환수도 철저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고래는 1986년 국제포경위원회(IWC)의 '상업포경 모라토리엄' 선언 이후 포획이 금지됐다. 그러나 울산, 포항 등 동해안 일대에서는 혼획으로 잡힌 고래만으로는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불법 고래 포획 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는 무분별한 남획으로 귀신고래는 1930년대에 멸종됐고, 참고래는 개체수가 크게 줄었다. 1960년대부터는 크기가 상대적으로 작아 상업적 가치가 떨어지는 밍크고래마저도 포획 대상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포항'신동우기자 sdw@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