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선희(가명'81) 할머니는 보건소의 의뢰를 받아 대구 남구정신건강증진센터에서 상담 후 관리를 받게 됐다. 치매선별검사에서 30점 만점에 3점을 받았다. 인지기능이 크게 떨어져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제대로 걷기도 힘들고, 대소변을 보는 것도 옆에서 도와줘야 가능했다. 남편인 할아버지도 82세로 보호자 역할을 하기에는 힘에 부쳤다.
◆대소변 못 가릴 심각한 상황
송 할머니는 정신과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뒤 치매로 진단받고 매일 약을 먹고 있지만 별다른 호전이 없었다. 할아버지가 매번 약을 챙겨 먹여야 하지만 이마저도 깜빡 잊는 경우가 많아 복약 관리에 어려움이 많았다. 하나뿐인 딸은 강원도에 살고 있기 때문에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할아버지가 곁에 없으면 기본적인 일상생활조차 힘들었다.
게다가 망상이나 환각 등의 증상도 한 달에 한두 차례씩 나타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었다. 다리에 별다른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운동능력이 크게 떨어져서 다리에 힘이 없었고, 외출을 하기 힘들 정도였다. 화장실에 가는 것도 혼자서는 불가능했다. 의사표현을 할 수 없는 상태여서 가끔 옷을 입은 채로 대소변을 보는 경우까지 벌어졌다.
기저귀를 하고 있으며 온 집안에 악취가 늘 배어 있었다. 할아버지도 아직 치매단계는 아니지만 건망증이 심해져서 송 할머니를 돌보기에 버거웠다. 행여 무슨 일이 벌어질까 봐 늘 불안했고, 주위의 도움이 절실했다.
◆여러 기관에서 도움의 손길 받을 수 있어
남구정신건강증진센터는 매달 한 차례씩 할아버지를 대상으로 약물교육을 실시하고, 송 할머니가 먹어야 하는 약에 대한 구체적인 관리법을 알려줬다. 성인용 기저귀와 방수 패드 등 할머니에게 필요한 치매물품을 지원하고 사용법도 알려주었다. 하루 두 차례씩 환기를 하는 등 주변을 청결하게 유지하는 법도 교육했다.
할아버지는 지금껏 혼자서 모든 일을 처리해야 했는데 주위에서 도움의 손길을 내밀자 매우 만족스러워하며 꾸준히 활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게다가 할머니가 '치매 어르신 주간보호센터'에 머무는 동안 할아버지는 운동을 하거나 병원에 갈 수 있었다. 모처럼 스스로를 위한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돼 무엇보다 만족스러워했다.
할머니는 치매 어르신 주간보호센터를 꾸준히 이용하고 있으며, 물리치료와 기본 건강검진도 잘 받고 있다. 하지만 집안에 배어 있는 악취는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치매물품을 잘 활용하고 있는지 확인했더니 기저귀를 잘 쓰지 않는다고 했다. 배변을 제대로 못 해서 악취가 여전한 것이었다. 청결관리에 도움이 되도록 요양보호사의 도움을 신청했다.
◆조기에 발견해서 치료 시작해야
6개월마다 한 번씩 치매가 얼마나 진행됐는지 알아보기 위한 간이 선별검사를 받도록 조치했고, 인지기능이 급격하게 떨어지지 않도록 찰흙을 이용한 작업요법도 할아버지와 함께 할 수 있도록 했다. 요양보호사가 정기적으로 집을 찾으면서 집안 청결문제와 할머니의 개인위생도 훨씬 나아졌다. 할아버지가 고령인 탓에 식사를 준비하는데 어려움이 크다는 말을 듣고 복지관의 밑반찬 배달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조치했고, 할아버지는 큰 관심에 만족감을 보였다.
아울러 치매 치료약이 치매로 인한 뇌 손상의 진행속도를 늦춰주기 때문에 반드시 규칙적으로 먹어야 한다는 점을 설명하고, 하루치 약만 꺼내놓는 등 효과적인 약 관리법도 알려주었다. 치매는 조기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찍 치료하면 경과가 좋지만 진행된 치매는 효과가 떨어진다. 최근 일에 대한 기억력이 떨어지거나 물건 둔 곳을 기억하지 못하고 이름'시간'장소를 혼동하고, 계산 능력과 판단력이 떨어지며, 평소 늘 하던 일이 어렵고 성격이 변하면 치매를 의심해야 한다.
자료제공=남구정신건강증진센터 053)628-58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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