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FC가 강호 제주 유나이티드를 꺾고 강등 탈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대구FC는 17일 오후 2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그룹 B(하위 스플릿) 37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전반 15분과 26분 잇따라 터진 조형익과 황순민의 골에 힘입어 2대1로 승리했다. 최근 2연패에서 탈출한 대구는 6승11무18패(승점 29)를 기록, 13위에 머물렀으나 11위 경남FC와 12위 강원FC(이상 승점 32)에 3점 차로 따라붙었다.
이로써 11위부터 꼴찌 대전 시티즌(승점 28) 간 4개 팀의 강등 싸움은 더 치열해졌다. 강원(39라운드), 경남(40라운드 최종전)과의 맞대결을 포함해 3경기를 남긴 대구는 여전히 불리한 상황이지만, 연승 행진하면 강등권에서 벗어난 11위 자리까지 넘볼 수 있다. 대구는 23일 성남 일화와 38라운드 원정 경기를 갖는다.
이날 제주와의 경기에서 대구는 강등 탈출의 희망을 보였다. 그룹 B 선두(8위)를 달리는 제주를 상대로 밀리지 않는 경기력을 과시했고, 먼저 두 골을 뽑아내는 매서운 공격력을 자랑했다. 다만, 2대0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후반 45분 실점하는 고질적인 마무리 부족을 드러내 아쉬움을 남겼다.
대구는 그러나 이날 승리로 최근 제주 원정에서 2무4패 후 7경기 만에 승리를 챙겼다. 대구는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2008년 10월 18일 이후 5년여 만에 승리하는 감격을 누렸다.
이날 대구 공격수 조형익은 올 시즌 첫 골로 재기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2008년 대구에서 프로 데뷔 후 골잡이로 활약하다 2011년 승부조작 파문에 휩쓸려 퇴출당한 후 올 시즌 복귀하는 우여곡절을 겪은 조형익은 시즌 내내 지독할 정도로 골 불운에 시달렸다. 대구의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그는 결정적인 골 기회를 번번이 무산시켜 팀을 위기로 몰아넣었다. 그의 골 불운은 팀의 골 결정력 부족으로 그대로 연결됐고, 대구는 좋은 경기력과는 다른 결과를 낳았다.
올 시즌 도움 4개로 겨우 체면치레를 하던 조형익은 이날 전반 13분 천금 같은 선제골을 터뜨렸다. 그는 코너킥 상황에서 최호정의 슈팅이 제주 골키퍼의 손에 맞고 나오자 달려들어 오른발로 골문 안으로 강하게 차 넣었다.
조형익은 이어 황순민의 추가 골을 만들어내며 시즌 5번째 도움을 기록했다. 전반 27분 송창호의 슛이 골대를 강타한 후 흘러나오자 조형익이 이를 잡아 황순민에게 내줬다. 황순민은 침착하게 공을 세우고 직접 프리킥 같은 감아 차는 슈팅으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황순민은 시즌 6호 골로 자신의 이름값을 높였다.
이후 대구는 전반 40분 결정적인 실점 위기를 맞았으나 수비수 이준희가 골문 안으로 들어가는 공을 걷어낸 덕분에 전반을 2대0으로 마무리했다.
대구는 후반에도 여러 차례 역습 기회를 잡았으나 추가 득점에 실패했고, 후반 42분 황일수가 주심에게 연거푸 항의하다 퇴장당한 후 후반 45분 제주 윤빛가람에게 만회골을 허용했다.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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