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는 2013 아시아시리즈에서 결승에 오르지 못했지만, 헛심만 쓰지는 않았다. 내년 사상 첫 4년 연속 우승의 디딤돌을 놓을 될성부른 재목을 발견한 건 큰 소득이다.
류중일 감독은 이번 시리즈를 치르면서 당찬 기대주를 찾느라 눈을 부라렸다. 올 시즌 엎치락뒤치락한 정규시즌 선두다툼에다 7차전까지 간 한국시리즈 때문에 1.5군과 신인급 선수들의 기량을 실전무대서 점검할 기회가 많지 않았던 류 감독으로선 이번 시리즈를 테스트 무대로 여겼다. 주전급 선수들이 대거 불참해 자연스럽게 이들을 합류시킬 수 있었고, 낯선 상대라 편견 없이 실력을 가늠해볼 장이 됐다.
실제로 2011년 아시아시리즈 결승 소프트뱅크 호크스전에서 맹활약하며 삼성의 주전급 백업으로 성장한 정형식은 좋은 예다.
그때 정형식은 박한이가 1회말 수비도중 부상을 당해 투입됐고 2타점 결승 적시타를 쳐 삼성을 한국팀 최초로 아시아시리즈 정상에 올려놓는 데 힘을 보탰다. 이듬해부터 성장을 거듭한 정형식은 삼성의 통합 3연패에 큰 역할을 담당했다.
이번에도 눈길이 쏠린 선수가 있다. 17일 대만 퉁이 라이온즈와의 경기서 역투를 펼친 왼손 박근홍은 류 감독이 이번 대회서 건진 선수다.
박근홍은 퉁이전서 삼성의 두 번째 투수로 나서 2⅔이닝 1피안타 1볼넷 1실점 역투를 펼쳤다. 146km에 육박하는 강력한 직구와 날카로운 변화구를 앞세워 5개의 삼진을 뽑아내며 퉁이 타선을 무력화시켰다. 2004년 KIA의 2차 2라운드로 프로에 입단했으나 2010년 팔꿈치 수술 뒤 2011년 시즌 후 삼성으로 2차 드래프트로 건너와 박정태에서 이름을 바꾸며 새 출발을 노렸지만, 그다지 주목받진 못했던 박근홍이었다. 하지만, 퉁이전 활약으로 단숨에 내년 삼성 왼손 불펜의 기대주로 떠올랐다.
빠른 발을 가진 박찬도도 존재 가치를 높였다. 17일 퉁이전서 10회 대주자로 나서 과감한 도루로 팀 승리에 공헌했던 박찬도는 18일 캔버라 캐벌리와의 준결승전서도 다시 한 번 빠른 발로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2대5로 뒤진 5회말. 대주자로 나서 2루 도루에 성공하며 캔버라 배터리를 흔들었고, 이를 계기로 삼성은 단숨에 동점을 만들었다.
대만 타이중에서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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