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와 믿음의 어두운 이면…'사이비'
연상호는 아주 특별한 감독이다. 그는 애니메이션을 전문적으로 만들고 있는데, 그가 만드는 애니메이션은 아동을 위한 영화가 아니라 성인을 위한 영화이다. 성인이 보는, 성인들의 폭력과 본성, 사회적 구조에 대해 성찰하게 하는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즉, 그는 현란한 색채의 향연을 통해 아름다운 동화를 구현하는 것이 아니라 그 색채의 화려함으로 선명한 폭력 세상을 스크린에 옮겨놓는다. 장편 데뷔작 '돼지의 왕'에서 학교 폭력을 강도 높게 다루었던 연상호가 이번에는 종교 문제를 다룬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나쁜 아버지와, 그가 고발하는 더 나쁜 사이비 교회 목사와 장로의 이야기다. 수몰 지역에 생긴 교회에서 기적을 행한다는 목사에게 절망적인 사람들이 몰려든다. 아무도 그의 존재를 부정하지 않고 빠져들 때, 술꾼이자 폭군인 한 아버지가 아내와 딸이 교회에 빠지자 의심하고 고발하지만 싸움은 쉽지 않다. 연상호식의, 종교와 인간관계에 관한 솔직하고 신랄한 이야기다.
▷결혼 앞둔 네 커플의 위태한 현실…'결혼전야'
결혼은 인생의 큰 '도박(?)'이다. 어떤 사람과 결혼하느냐에 따라 인생 전체가 달라질 수 있는 게임. 그래서 결혼은 결코 쉬운 선택이 아니다. 할 수도 없고 안 할 수도 없는 것. '결혼전야'는 제목에서 이미 드러난 것처럼, 이런 결혼 문제를 다룬다. 네 쌍의 이야기. 12년 만에 다시 만나 닭살 애정행각을 벌이지만 결혼 일주일 전 서로의 과거를 알게 되고 패닉상태에 빠진 커플, 연애 7년 차로 더 이상 설레지 않는 감정에 결혼을 망설이다가 새로운 대상을 만나 고민하는 커플, 나이와 문화의 차이에서 오는 오해와 갈등 때문에 괴로운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국제 커플, 가정환경의 차이와 가치관의 차이로 사사건건 티격태격하는 위태로운 커플 등의 이야기. 그동안 로맨틱 코미디를 주로 제작해왔던 수필름에서 다시 결혼을 주제로 영화를 만들었는데, 데뷔작 '키친'에서 섬세한 감성을 보여주었던 홍지영 감독이 여러 에피소드를 결합한 다양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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