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상 백일장] 시2-가을 걷이

- 허이주(대구 달서구 성지로)

늦가을 햇살의 무게를 재어보았습니다

지난여름 내가 흘린 땀방울이

가을걷이의 에너지가 되었습니다

바구니에 수북이 쌓이는 가을 햇살은

한여름 태양 아래서 흘린 땀방울이

메마른 대지를 적셔주었기에

풍성한 열매로 돌려준 것입니다

시골장터 난전에서 늦가을을 파는 농부는

앉은뱅이저울의 긴 바늘이 숫자를 더듬어 찾아갈 때

햇살의 무게를 감안하여

덤으로 몇 개를 얹어주고

푸근한 웃음을 딸려 보냈습니다

늦가을 들녘에 황혼이 드리워지듯

인생의 1모작도 마무리되어 갈 때

인생의 2모작에 새로운 꿈을 씨앗을 뿌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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