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수 년 전만해도 공중파에서 틀어주던 영화는 영화팬들의 필시청 프로그램이었다. 짠짠짠짠♬ 짠짠짠짠♬. 토요일 밤마다 울려 퍼지던 KBS 토요명화에서 시그널로 사용된 곡은 '아랑훼즈 협주곡'의 제2악장 아다지오 도입부이다. 기타와 관현악이 엮어내는 스페인 풍의 정열과 색채감 있는 선율로 유명한 아랑훼즈 협주곡은 스페인의 작곡가인 호아킨 로드리고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아랑훼즈 협주곡은 로드리고가 평생 동반자이자 음악적 친구인 아내 빅토리아를 위해 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01년 오늘 태어난 로드리고는 3살 때 거의 실명을 해 앞을 보지 못했다. 작곡가로서는 엄청난 핸디캡이었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만은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다. 그는 점자로 악보를 쓰면서 예술혼을 펼쳐나갔다.
그가 파리에서 유학하던 시절, 빅토리아는 첫 아이를 유산한 뒤 생명이 위독할 정도로 아팠다. 가난과 삶의 무게로 허덕이던 로드리고는 자신의 신혼여행지였던 아랑훼즈의 아름다운 풍경과 18세기 궁전 정경, 아내와의 추억을 떠올리며 곡을 썼다. 스페인 마드리드 남쪽에 위치한 작은 도시 아랑훼즈는 로드리고의 음악으로 인해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지게 됐다. 1997년 7월 6일 로드리고가 타계하자 아랑훼즈시는 3일 동안을 애도의 날로 정했고 모든 공식 행사를 취소하기도 했다.
김해용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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