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배우 중 절반(10명 중 5명)이 마약 회복자들로 구성된 뮤지컬 '미션'이 27, 28일 오후 3시와 8시 총 4회에 걸쳐 수성아트피아 용지홀 무대에 오른다. 대구마약퇴치운동본부(본부장 이재규)가 마련한 대형 뮤지컬이다. 지난해 연극 형태로 대덕문화전당에서 공연했을 때에는, 마약 회복자들이 주로 단역으로 출연했지만 올해는 상황이 180도 바뀌었다. 주요 캐스팅에 마약 회복자들이 선발됐으며, 전문 뮤지컬 배우들이나 뮤지컬 전공 대학생들이 앙상블을 맡게 된다.
배우 진변한(가명) 씨가 살아온 이야기는 그것만으로도 한 편의 영화였다. 진 씨는 부유한 집에서 자랐지만 15세 때 폭력적인 아버지에 대한 반항심으로 가출해 조직 폭력배의 길로 들어섰다. 이후 친구의 유혹에 못 이겨 마약에 6년 동안 손을 댔고, 2년 동안 철창신세도 졌다. 이후 세상에 나왔지만 또다시 마약의 유혹에 넘어가 한때 자살까지 생각했지만 2010년 대구마약퇴치운동본부를 찾아 새 삶을 찾게 됐다. 이제야 정상적인 삶을 살고 있는 그는 무대 위 배우로 서면서, 또 다른 자신을 발견하고 있다. 다른 배우들의 인생 스토리도 한 편의 드라마다.
뮤지컬 '미션'은 감동 그 자체다. 마약 회복자들이 주요 배우로 무대 위에 설 뿐만 아니라 영남대 음악대학에서 오케스트라를 구성해 라이브 음악을 선사한다. 영남대 임주섭 음악대학 학장이 음악감독을 맡았으며, 같은 대학 오용철'서영완 음대 외래교수가 작곡을 했다. 영남대 성악과 '콘서트콰이어'는 합창으로 멋진 화음을 들려준다.
뮤지컬 전문 연출가도 특별히 모셔왔다. 20년 이상 경력의 송한봉 연출가는 마약 회복자들의 삶을 이해하기 위해 아예 마약 회복자들이 살고 있는 '미션홈'에서 배우들과 함께하며 소통하고 있다. 그는 "처음에는 마약 회복자들이 단독으로 뮤지컬 레퍼토리를 소화하는 것을 두려워했지만, '노래 못 해도 안 뺄 테니 미션이라 생각하고 꼭 해내라'고 용기를 주고 난 후 달라진 이들의 노래 실력에 놀랐다"고 털어놨다.
4회 공연 동안 총 4천여 석 중에 3천 석 정도의 표가 각종 단체에 의해 팔려 표 판매 걱정도 없다. 해외 진출도 계속된다. 지난해에는 연극 '미션'이 마약 중독자들을 대상으로 미국 무대에 섰으며, 올해 공연이 끝나고 나면 뮤지컬 형태로 해외에 진출할 계획이다.
뮤지컬 '미션'은 유명 신문사 회장의 딸인 나영인이 어느 날 아침, 아버지로부터 미션을 받게 되면서 시작된다. 바로 대구에 있는 마약중독자들의 회복 장소 '미션홈'에서 한 달 동안 지내면서 기사를 쓰는 것. 053)764-1207, 1588-7890.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사진'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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