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日한신 단장 "오승환이 마운드 오르면 뭔가 다른 분위기…"

양 구단 3시간 만에 합의 이적료 부담 적어 쉽게 계약

오승환이 22일 삼성 라이온즈와 한신 타이거즈의 계약 합의에 따라 내년 시즌 한신 유니폼을 입게 됐다. 오승환의 투구 모습. 삼성 라이온즈 제공
오승환이 22일 삼성 라이온즈와 한신 타이거즈의 계약 합의에 따라 내년 시즌 한신 유니폼을 입게 됐다. 오승환의 투구 모습. 삼성 라이온즈 제공

22일 오승환과의 계약을 마무리한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 나카무라 가쓰히로 단장은 "오승환이 마운드에 오르면 뭔가 다른 분위기가 느껴졌다"며 그의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한신은 오승환이 해외진출을 선언한 이후 줄곧 '러브콜'을 보냈다. 과거 이승엽부터 임창용, 김태균, 이대호 등 한국 선수가 일본으로 진출할 때마다 관심을 드러내고도 계약 단계에서 발을 빼 '양치기 소년'으로 불렸던 한신이었지만, 삼성과 단 한 번의 협상으로 오승환을 영입했다. 그만큼 오승환은 한신에 매력적이었다.

한신은 올 시즌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로 떠난 마무리 후지카와 규지의 공백을 메우는 데 실패했다. 정규시즌서 센트럴리그 2위에 올랐지만, 클라이맥스 시리즈 퍼스트 스테이지에서 3위 팀 히로시마에 2연패를 당하며 허무하게 탈락한 한신으로선 150㎞ 후반대의 직구를 포수미트 속으로 꽂아 넣는 오승환에게 눈길이 갈 수밖에 없었다.

대표적인 인기구단임에도 일본시리즈 우승은 1985년 단 한 차례뿐인 한신은 내년 시즌 확실한 마무리투수만 확보된다면 29년 만에 우승을 노려볼 만하다고 판단했다. 한국의 최고 마무리로 2006'2009'2013년 WBC 대표팀, 2008년 올림픽 대표팀에 참가해 풍부한 국제대회 경험을 갖춘 오승환을 우승의 염원을 풀어줄 키로 봤던 것이다.

이미 마음을 보냈으니 계약을 끌 필요가 없었다. 다만 몸값과 이적료 등 영입비용이 문제였으나, 삼성이 턱없이 낮은 이적료를 제시해 전격적으로 계약이 이뤄졌다.

삼성의 아시아시리즈 참가 때문에 중단된 협상은 삼성 선수단이 입국한 다음 날인 22일 곧바로 진행됐고, 그 자리서 합의를 봤다.

한신 나카무라 단장은 22일 오후 2시 삼성 라이온즈 경산볼파크를 찾았고, 협상 테이블에 앉은 지 3시간 만에 계약이 이뤄졌다.

협상단계서 별다른 이견이 없었던 점도 있지만, 오승환과의 계약을 서둘러 마치겠다는 한신 측의 의도가 읽히는 부분이다. 삼성 송삼봉 단장은 "나카무라 단장을 만난 건 처음이다. 오승환에게 최고의 대우를 해줄 것을 요구했다. 나카무라 단장도 그러겠다고 했다. 협상 과정서 별다른 이견은 없었다. 최종 결정권자에게 보고하고 승낙을 받는 데 시간이 필요했을 뿐이다"고 말했다.

한신으로선 과거 한국 팀들이 일본으로 임대 또는 이적할 때 받아 챙겼던 2억~3억엔의 이적료를 삼성이 5천만엔으로 낮춰준 덕분에 큰 부담 없이 계약서에 사인했다.

어쨌든 한신은 이적료를 포함해 총 9억5천만엔의 돈 보따리를 풀며 오승환 영입에 성공했다. 한신은 공을 들인 만큼 오승환에게 한국 동포가 가장 많이 사는 오사카 시내에 거처를 제공하고 한국어 담당 통역 직원 또한 채용하는 등 특급대우를 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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