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회의원 교체 따라 춤추는 지방의원 공천

대구경북 지난 총선 금뱃지 교체 많아…지역 정가 술렁

지난 총선에서 대구경북 국회의원들이 대거 교체되면서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도 광역 및 기초의원 교체 비율이 어느 때보다 높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자 지역 정가가 술렁이고 있다.

새누리당이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쉽게 결정하지 못하면서 현 선거방식이 그대로 적용될 것이란 예측에서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특정인 낙천설, 내천설, 유임설 등 온갖 소문들이 퍼지고 있다.

역대 지방선거에서 초선 국회의원 지역은 어김없이 교체율이 높았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대구의 초선 국회의원은 2명이었고 당시 해당 지역구 광역의원 6명 중 5명이 교체됐다. 또 대구 시의원 전체 26명 중 11명이 바뀌어 교체율이 42.3%였다. 경북도 마찬가지였다. 초선 국회의원은 모두 6명이었고, 해당 지역의 기초단체장, 광역의원, 기초의원의 교체율이 상당이 컸다. 경북도의원의 경우 전체 52명 중 30명이 새 얼굴로 공천됐지만 초선의원 지역은 전원이 바뀌었다.

현재 대구의 초선의원(김희국'중남, 류성걸'동갑, 김상훈'서구, 권은희'북갑, 홍지만'달서갑, 윤재옥'달서을, 이종진'달성)은 7명으로 역대 가장 높은 비율이고, 경북은 4명이 초선의원(박명재'포항남울릉, 심학봉'구미갑, 김종태'상주, 이완영'고령성주칠곡)이다. 이 같은 초선의원 비율을 감안하면 내년 지방선거에서 대구와 경북에서 광역 및 기초의원의 교체폭이 전례 없이 클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지방선거를 계기로 초선의원들이 자기 사람 심기를 통해 지역 기반을 다지는 것이 일상화된 탓이다. 실제 표밭 현장에서는 '○○○는 교체될 것이다' '△△△가 공천을 받을 것이다' '▽▽▽는 유임될 가능성이 높다'는 등 온갖 소문들이 무성하다. 대구의 모 초선의원 지역구에는 '모 기초의원이 시의원 공천을 내락 받았다'는 얘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경북의 한 초선의원 지역에서는 '○○○ 기초단체장이 △△△로 바뀔 것이다' '광역의원 전원이 교체될 것이다'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퍼지고 있다. 일부 출마 희망자들은 해당 지역 의원과 친분 관계를 과시하면서 각종 행사에 얼굴을 내밀고 있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국회의원들이 광역 및 기초의원을 자신의 조직으로 생각하는 탓에 초선의원들은 줄줄이 교체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했다.

이 때문에 해당 지역 초선의원과 별다른 인연이 없는 현역 지방의원들은 크게 긴장하고 있다. 특히 직전 의원으로부터 공천을 받은 현역 지방의원들은 좌불안석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들은 "지방선거에서 국회의원들의 자기 사람 심기식 공천이 일반화되면서 지방 의원들의 전문성이 떨어지고 공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며 "국회의원 후보자가 낙하산 공천으로 당선된 뒤 자기 지역 지방의원도 낙하산식 공천을 하는 행태가 이제는 사라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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