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공인중개사 '멀티 시대'…가맹거래사 자격증 붐

중개수수료만으로 업 잇기 힘들어…투자·임대가지 원스톱 서비스

대구 남구 봉덕동에서 부동산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는 이지석(가명'41)씨는 요즘 '열공' 중이다. 내년에 가맹거래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서다. 그는 "요즘 공인중개사끼리 경쟁이 치열해진 데다 거래물량 확보가 어려워 프랜차이즈 상담 등을 복합적으로 해 볼 요량이다. 주변 공인중개사들도 가맹거래사 자격증을 속속 취득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인중개사 이 모 씨는 요즘 보험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어차피 좋은 집을 구해주면 사람 사귀기가 쉬워지고 그 인연이 오래가기 마련입니다. 보험 일을 겸할 순 없지만 지인에게 소개해 주는 것도 도움이 될 듯합니다."

공인중개사들이 멀티플레이어로 변신하고 있다. 동네 복덕방으로 대변되던 공인중개사들이 가맹거래사 자격까지 획득하며 공인중개사 하이브리드 시대를 열고 있는 것.

특히 기존 부동산 매매에만 집중하던 공인중개사 중에서 부동산 투자자들의 안전한 수익 확보를 도울 수 있는 가맹거래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가맹거래사는 가맹희망자에게 양질의 우수한 가맹본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가맹계약 시 공정한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법률 자문을 하는 역할을 한다.

가령 공인중개사가 부동산 투자자에게 상가건물을 권할 경우 동시에 그 상가 내 점포들에 딱 맞는 가맹점을 추천한다. 이후 안정적인 가맹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해 준다면 투자와 임대까지 원스톱으로 일이 처리된다.

공인중개사들이 가맹거래사 등으로 눈을 돌리는 것은 더는 중개수수료만으로 업을 이어갈 수 없는 영업환경 때문이다.

2005년 1월에 국토교통부가 부동산 거래 시에는 60일 이내에 실거래 신고를 하도록 묶어 둬 사실상 부동산 중개업은 빙하기를 맞았다. 이어 잦은 정부 부동산 정책으로 주택 거래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수년째 중개 수수료가 주 수입인 중개사들이 어려운 환경을 맞고 있다. 특히 대구는 중개업소만 3천300여개로 포화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안정적인 임대료 수입을 위해 건물주들은 금융, 대기업 프랜차이즈 등을 선호하고 있다"면서 "가맹거래사들은 이런 건물주들의 요구를 빠르게 해결할 수 있어 최근 가맹거래사 자격증까지 취득하는 중개사들이 느는 추세"라고 말했다.

한편,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www.serve.co.kr)가 2013년 3분기 전국 중개업자(공인중개사, 중개인, 중개법인) 등록 현황을 분석한 결과, 수도권 중개업자 수는 2005년 4분기 수준으로 줄었고 지방 중개업자 수는 3분기 연속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3분기 중개업자 수는 전국 8만2천173명에 달한다. 지역별 중개업자 수는 경기가 2만2천 755명으로 가장 많고 서울 2만1천 750명, 부산 5천 18명, 인천 4천 939명, 경남 4천 548명순이다. 대구 경북은 각각 3천 301명, 2천 684명으로 집계됐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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