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별세한 초대 주베트남 한국군 사령관 채명신(蔡命新'1926~2013) 장군의 이승에서의 마지막 선택이 정쟁과 패가름 그리고 노골적인 대선 불복 기류로 혼탁한 대한민국을 감동으로 물들이고 있다. 28일 오후 장군들의 묘역인 대전국립현충원을 마다하고,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 일반 병사 묘역을 선택한 고인은 진정 나라를 사랑하고 전우를 아낀 참군인으로 애국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고 채명신 예비역 중장이 묻힌 곳은 국립서울현충원 병사 묘역 2번 대열 맨 앞이다. 크기는 단 1평이다. 최소한의 묘역이라 화장한 뒤 유골만 안장했다. 월남전 현황 보고차, 혹은 승진차 일시 귀국했을 때도 청와대보다 먼저 국립묘지로 달려가 파월 전몰 장병들의 영령을 찾아 헌화하며 뜨거운 눈물을 삼키던 그였다. 밤낮없이 출몰하는 베트콩을 상대로 사선(死線)을 넘나들던 베트남 전사자 971명의 젊은 넋이 너무 애틋하고, 청춘을 지켜주지 못해 괴로워하던 훌륭한 군인이었다.
'죽어서도 월남전 참전 전우들과 함께하겠다'던 소신을 지킨 채 장군의 전우애와 군인의 기개는 아무리 세상이 어지러워도 올곧게 살아가는 법, 제대로 사는 법을 보여준 '대한민국의 빛'이다. 5'16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1965년부터 1969년까지 4년 8개월간 주베트남 한국군 사령관을 지낸 고인은 유신을 끝까지 반대했다. 그 바람에 대장 진급에서 탈락해 전역하는 불이익도 당했지만, 원망 대신 직언을 아끼지 않았다.
동북아 패권 경쟁이 불붙고, 나라가 위기 국면에 처해 있어도 밤낮없이 정쟁만 일삼는 정치인들은 고인의 삶을 되새겨 보기를 바란다. 죽어서나 살아서나 생사를 초월하여 애국의 길을 제대로 보여준 채명신 장군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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