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유진(대구 북구 복현2동)
무탈한 시간이 되길 간절히 바랐다.
유일하게 내 마음을 기쁘게 해주는 것은 메일함뿐이기에 하루에도 서너 번씩 컴퓨터 전원을 눌렀고 아무 소식이 없을 때는 한국의 일상을 보내기도 했다.
39번째 메일은 터미널에서 만나자는 시간 약속이었다. 오전 3시 터미널 앞에서 기다리기를 1시간, 저편에서 서성이는 사람이 보였다.
우리 딸이었다. 24시간 꼬박 달려온 탓에 피곤한 기색이 묻어났지만, 이야기가 이어진다.
사흘 동안 계속 이어지던 이야기 끝에 시내 쇼핑을 가잔다. 한시름 놓았다는 남편은 맛난 것 사먹으라면서 딸에게 용돈을 건넨다. 오랜만에 시내버스를 타고 쇼핑을 하는데 배가 고파진다. 밥 먼저 먹고 쇼핑하자며 식당을 찾는데 딸은 따라오라며 스냅 사진 촬영하는 곳으로 나를 데리고 갔다. 만원짜리 지폐를 넣으니 쫘르르 쏟아지는 동전을 다시 어딘가에 넣더니 포즈를 취하란다.
딸이 시키는 대로 했더니 사진이 완성되어 나왔다. 다시 식당을 찾아서 들어갔는데 비빔밥, 된장찌개를 먹어왔던 나는 메뉴판을 보니 뭐가 뭔지 도대체 아리송했다. 하는 수 없이 딸이랑 같은 메뉴를 시켜 먹는데 속이 느끼하니 안 좋았지만, 꾹 참고 먹고 영화를 보고 아빠 군것질거리를 사서 집으로 돌아오니 온몸이 뻐근하니 파김치가 되어버렸다. 짧은 시간의 해외 생활이었지만 딸아이는 생각이 바뀐 것 같다. 설거지도 자주 해줘서 요즘 엄마 할 일이 줄어들었다.
"딸, 엄마 도와줘서 고마워. 앞으로도 계속 알지."
◆'우리 가족 이야기' 코너에 '나의 결혼이야기'도 함께 싣고자 합니다. 결혼에 이르기까지의 사랑스럽거나 힘들었던 에피소드, 결혼 과정과 결혼 후의 재미난 사연을 기다립니다.
◆지난주 선정되신 분은 문권숙(대구 북구 매천동) 님입니다.
◆응모요령
▷지상 백일장:시·시조·수필·일기 등. 수필·일기는 200자 원고지 4, 5장 분량.
▷우리 가족 이야기:원고지 4, 5장 분량. 사진 포함.
▷보내실 곳: weekend@msnet.co.kr 또는 대구시 중구 서성로 20(700-715) 매일신문사 독자카페 담당자 앞. 문의 053)251-1784.
'우리 가족 이야기'에 선정되신 분과 '지상 백일장' 코너 중 1명에게는 소정의 상품을 보내드립니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