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의 감사원장 임명동의안 단독 처리에 맞서 야당이 국회 일정 전면 보이콧을 선언하는 등 다시 국회가 문을 닫았다. 올해 내내 이어져 오던 무기력한 국회가 끝 간데없이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이다.
이에 여권의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분류되고 있는 김황식 전 국무총리와 박근혜 대통령이 이런 상황에 처한 국회에 대해 28일 쓴소리를 날렸다. 이런 국회면 해산해야 한다는 초강수 발언까지도 나왔다.
6개월간의 독일 연수를 마치고 최근 귀국한 김 전 총리는 이날 새누리당 국가모델연구모임 소속 의원들을 상대로 한 강연에서 올해 내내 제 할 일을 하지 않고 있는 '허수아비 국회'를 향해 돌직구를 날리면서 본격적인 정치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
김 전 총리는 최근 여야 대치 정국을 거론하며 "죄송한 이야기지만 우리 헌법에 왜 국회 해산제도가 없는지 하는 생각을 문득 했다"면서 "국회에 해산제도가 없지만 다음 헌법을 만들 때 넣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야 국회의원 전부 총사퇴하고 다시 한 번 심판하는 게 어떠냐고 말하는 분도 있다. 아주 심각한 상황"이라고도 했다.
그는 또 정치권의 현안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소신을 밝혔다. 개헌과 관련해서는 "장기집권의 폐해를 막기 위한 5년 단임제는 역사적 수명을 다했다"며 "대통령 중심제가 되든, 의원 내각제가 되든 권한을 분배하는 형식으로 헌법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여야 대치 정국의 한가운데 있는 국회 선진화법과 관련해서 김 전 총리는 "총리로 있을 때 이상은 좋은데 현실에서 어떻게 작동할 것인지 많이 걱정했다"며 "현실을 이상적으로 맞춰가는 게 불가능하면 이상을 현실화하든지 결단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도 이날 제3차 국민경제자문회의를 주재하면서 "적시에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법안과 내년도 예산안이 하루빨리 국회를 통과해야 하는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내년도 예산안과 경제 관련 법안 등 국회에서 처리할 민생 사무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데, 정작 국회는 정쟁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 대통령은 "내년도 예산안과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가 안 되면 기업들의 각종 투자 계획들이 물거품이 되고 서민을 위한 행복주택 사업과 같은 부동산 대책들도 추진될 수 없게 된다"며 "막살아나고 있는 우리 경제에 타격이 되고 국민의 고통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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