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공항, 새 비행기 타고 날아오를까

'티웨이' 취항예고…국제공항 재도약 전망은

저비용 항공사는 국내선 노선의 시장점유율이 48%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대구에도 내년 3월부터 티웨이항공이 취항할 예정이어서 시민들의 여행 패턴에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대구~제주 노선에 투입될 B737-800NG 항공기. 티웨이항공 제공
저비용 항공사는 국내선 노선의 시장점유율이 48%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대구에도 내년 3월부터 티웨이항공이 취항할 예정이어서 시민들의 여행 패턴에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대구~제주 노선에 투입될 B737-800NG 항공기. 티웨이항공 제공

프로야구 팬들에게 '끝판대장' 오승환의 일본 진출은 아쉽게 느껴질 수도 있다. 당분간은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돌직구'를 국내 경기장에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2005년부터 그의 존재만으로도 마음 든든하던 삼성 라이온즈 팬들이라면 가슴 한편이 허전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실망하기에는 이르다. 오승환이 뛸 한신 타이거즈의 고시엔(甲子園) 구장은 오사카에서 그리 멀지 않다. 더욱이 한국-오사카 구간은 저비용항공사(LCC'Low Cost Carrier) 4곳을 포함해 6개 국내외 항공사가 취항해 가격 경쟁이 가장 치열한 노선 가운데 하나이다. 최근 국내 티웨이항공이 대구공항 취항을 예고하면서 대구경북민에게도 한 걸음 더 다가선 저비용항공사에 대해 알아봤다.

◆국내선 시장점유율 20% 돌파

저비용항공은 이제 대세로 자리 잡았다.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국적 저비용항공사들은 올해 3분기까지 1천168만 명(국내선 802만 명, 국제선 366만 명)을 수송했다.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국내선은 13.4%, 국제선은 42% 증가한 수치다.

3분기까지 누적 시장점유율도 21.2%를 기록, 처음으로 20% 벽을 넘었다. 2011년에는 16.2%였고, 작년에는 18.5%였다. 특히 국내선의 경우 시장점유율이 48%로 절반에 육박했고, 국제선도 9.5%로 두 자릿수 돌파가 가시권에 들어왔다. 국내선 가운데 김포~제주(58.9%), 김해~제주(72.7%), 군산~제주(52.4%) 노선은 이미 50%를 넘어섰다. 국제선에서는 김해~후쿠오카(52.7%), 인천~괌(51.8%), 김해~오사카(37.6%) 노선이 인기였다. 국토부는 "외국 저비용항공사들의 취항 확대로 인한 경쟁 심화, 동북아 영토 분쟁으로 인한 항공수요 불안정 등의 부정적 요인은 있지만 시장성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LCC는 흔히 대형항공사로 부르는 FSC(Full Service Carrier'각종 부가서비스를 제공해 높은 운임에 초점을 맞춰 운영하는 항공사)의 반대 개념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항공권이 최대 강점으로, 원조는 미국 사우스웨스트 항공사다. 1971년부터 운항을 시작한 이 회사는 좌석 배정, 기내식 등의 서비스를 없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경영학 교과서에 등장할 정도로 성공했다. 지난 3분기 순이익 규모는 2억5천9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배의 순익 성장률을 보였다.

사우스웨스트의 성공 신화는 각 대륙으로 빠르게 퍼져 나갔다. 유럽에서는 저비용항공사의 대명사처럼 된 라이언에어, 이지제트가 1990년대에 급성장했고, 아시아에서는 2000년대 들어 에어아시아가 도약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4년 한성항공(2010년 티웨이항공으로 변경)이 처음으로 운항을 개시한 이후 제주항공,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진에어가 연이어 설립됐다.

지방 국제공항에 기반을 두는 저비용항공사들은 대륙을 이동하는 장거리 운항은 거의 하지 않는다. 경쟁은 근거리 지역 단위로 이뤄진다. 하지만 CAPA(아시아태평양항공센터)가 집계한 세계 저비용항공사 수는 모두 129개(지난해 6월 기준)에 이른다. 조금만 연구하면 저비용항공만으로도 세계 일주가 가능하다는 이야기이다.

국내 저비용항공사들도 정기 취항 노선을 앞다퉈 확대하고 있다. 각 회사의 홈페이지를 취합한 결과, 에어부산은 씨엠립'시안 등 11개 노선, 이스타항공은 코타키나발루'심양 등 7개 노선, 제주항공은 괌'세부 등 11개 노선, 진에어는 치앙마이'비엔티안 등 11개 노선, 티웨이항공은 산야'삿포로 등 7개 노선을 운항(12월 예정 포함)하고 있다.

저비용항공사들이라고 해서 기내 서비스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회사마다 또 노선마다 차이는 있지만 기내면세점 운영, 신문'음료'간식 무료 제공, 사진 촬영'풍선아트 이벤트를 실시한다. 재구매율을 높이기 위해 제주항공 'JJ클럽', 진에어 '나비포인트' 등 마일리지 프로그램을 갖춘 곳도 있으며 카드회사와 연계, 항공권 등을 할인받을 수 있는 신용카드를 내놓은 항공사도 있다.

◆싼 게 비지떡? 주의사항은?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이 있다. 값싼 물건은 그만큼 품질도 나쁘기 마련이라는 의미로 쓰인다. 저비용항공사를 바라보는 시선도 비슷하다. 그러나 여행 고수들은 비지떡 가운데에서도 괜찮은 것들을 잘 골라낸다.

핵심 요령은 최대한 저렴하게 구입하는 것이다. 한두 시간 비행이라면 좌석이 좁아도, 기내식을 유료로 사먹어도 충분히 현명한 선택이 될 수 있다. 국내외 저가항공사들의 '얼리 버드'(Early bird) 항공권은 그래서 늘 인기다. 수개월 또는 1년 뒤 탑승권을 판매하는 얼리버드 항공권은 파격적인 가격 덕분에 판매 첫날이면 인파가 몰려들어 항공사 홈페이지가 다운되곤 한다.

다만 꼼꼼히 챙겨야 할 것도 있다. 가장 흔한 유형은 유류할증료와 공항이용료 등 추가비용을 제대로 알리지 않는 경우다. 정부가 지난해 8월부터 소비자가 항공권을 조회'예매하거나 항공권을 광고할 때 기본운임에 추가비용을 포함한 총액 운임을 표시하도록 했지만 항공사들이 총액을 눈에 잘 띄지 않게 작게 표시하는 식으로 꼼수를 부리고 있는 것이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비싸기만 한 비지떡'을 잡아 낭패를 볼 수도 있다.

구매 후 취소 또는 변경할 때 과도한 수수료를 부담하거나 환급받지 못하는 티켓인지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실제로 일부 항공사들이 항공권 취소나 스케줄 변경에 높은 수수료를 물리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녹색소비자연대'소비자시민모임'한국소비자연맹 등 3개 소비자단체는 최근 국내외 저비용항공사의 환불 불가 불공정약관 등에 대한 소비자 손해해상 청구 소송단 모집에 나서기도 했다. 공정위도 지난 6월 저비용항공사의 항공권 환불 불가조항에 대해 약관법 위반이라며 시정명령을 내린 바 있다.

우리나라 저비용항공사 요금이 기존 대형 항공사와 별반 차이가 없고 일부 노선에서는 해외 항공사보다 비싸다는 조사도 있다. 소비자문제연구소 '컨슈머 리서치'는 5일 국내 대형 항공사 2곳, 저가 항공사 4곳과 해외 항공사 2곳이 취항하는 김포-제주, 인천-오사카, 인천-홍콩 노선의 왕복 요금을 비교한 결과, 국내 저비용항공사는 국내 대형 항공사보다 10~20%밖에 저렴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무늬만 저비용'이라는 비난이 나오는 이유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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