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대구FC의 강등, 새 출발의 계기로 삼아야

대구와 포항 지역 연고 프로축구팀인 대구FC와 포항 스틸러스의 희비가 엇갈렸다. 대구FC는 시즌 최종전에서 경남FC와 0대 0으로 비기며 13위에 그쳐 내년 시즌 2부 리그 강등이 확정됐다. 이에 비해 포항 스틸러스는 우승을 다투던 울산 현대와의 맞대결에서 경기 종료 직전 극적인 결승골을 뽑으며 1대 0으로 승리, 6년 만의 리그 우승과 함께 FA컵 우승에 이어 2관왕에 올랐다.

대구FC의 강등은 어느 정도 예견됐으면서도 아쉬운 결과이다. 열악한 재정 형편으로 우수한 선수들이 많지 않아 경기력이 좋지 않았고 시즌 도중 감독 사퇴와 교체, 구단 대표이사의 사퇴 번복 소동 등 구단 분위기가 어수선했던 것도 악영향을 미쳤다. 이 과정에서 대구시가 대구FC 운영에 간섭한 문제점이 드러났다. 몇몇 경기에서 승리를 눈앞에 두고도 막판에 비기는 등 경기 운조차 따르지 않았다.

대구FC의 부진은 올해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2002년 국내 첫 시민구단으로 출범했으나 2003년 이후 만년 하위권에 머물렀다. 재정 상태가 좋지 않아 기업 후원이 절실한 상황에서 지역 경제계 등은 경기 침체 등을 이유로 충분한 지원에 나서지 못했다. 포항 스틸러스가 포스코 등의 지원 아래 좋은 경기력을 유지하면서 올 시즌에 외국인 선수 없이 우승을 일궈낸 사령탑의 지도력이 돋보인 것과 대조적이다.

대구FC는 이제 새 출발의 선상에 서서 환골탈태의 각오를 다져야 한다. 선수단 개편과 경영진 물갈이 등을 통해 구단 경영을 내실 있게 바꾸면서 선수단의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노력이 필요하다. 대구시는 대구FC 운영에 대한 간섭을 배제하는 한편 구단 지원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지역 경제계와 시민들 역시 대구FC를 후원하고 성원하는 데 힘을 보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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