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울산 문수축구장. 경기 전까지 1, 2위를 달린 홈팀 울산 현대와 포항 스틸러스가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챔피언을 가리고자 맞대결했다. 원정팀 포항이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김원일의 결승골에 힘입어 극적인 1대0 승리를 거두면서 축구장은 환호와 아쉬움으로 엇갈린 채 눈물바다를 이뤘다. 우승 축포를 쏘기 직전 믿기 어려운 패배를 당한 울산 팬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눈물을 흘렸다. 원정 응원 온 포항 팬들은 승리의 함성을 아낌없이 내지르며 정상 등극의 기쁨을 누렸다.
포항을 6년 만이자 통산 다섯 번째 우승으로 이끈 포항 황선홍 감독은 경기 후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믿기지 않는 일이 생겨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감격스러워 했다.
후반 추가시간까지 승리의 염원을 버리지 않은 포항의 끈기가 드라마 같은 뒤집기 정상 등극을 일궈냈다.
이날 최종전에서 포항은 '골잡이' 김신욱과 하피냐가 경고누적으로 출전하지 못한 울산을 상대로 초반부터 공세를 퍼부었다. 공격 최전방에는 김승대-고무열-노병준으로 구성된 '스리톱'이 포진했다. 비기기만 해도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는 울산은 전반 초반부터 수비 라인을 강화했다. 어느 정도 예고된 '창과 방패'의 승부였다.
결정적인 골 기회를 잡지 못한 채 전반을 끝낸 포항은 후반 9분 '백전노장' 박성호와 함께 '골잡이' 조찬호를 동시에 교체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두 선수는 분위기를 포항 쪽으로 확 바꿔 놓았다. 후반 13분 고무열의 오른쪽 측면 크로스에 이은 박성호의 헤딩슛이 골대를 살짝 벗어났고, 이어진 조찬호의 강력한 왼발 슛은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후반 16분 조찬호의 크로스를 박성호가 정확한 헤딩슛으로 골을 노렸으나 울산 골키퍼 김승규의 선방에 막혔다.
포항은 잇따른 측면 돌파로 기회를 만들려고 했으나 울산의 철옹성 수비를 뚫지 못하면서 시간이 흘렀고, 추가 시간 4분이 주어졌다. 추가 시간마저 거의 지난 시점, 포항은 마지막 프리킥 기회를 잡았다. 김재성의 프리킥이 울산 문전으로 향했고, 양 팀 선수들이 밀집한 혼전 상황에서 포항 김원일이 찬 오른발 슛이 울산 골문을 갈랐다.
한편, 이날 경고누적으로 출전하지 못한 울산의 골잡이 김신욱(19골)은 FC 서울의 데얀이 전북 현대를 상대로 19호 골을 터뜨려 득점왕 자리를 내줬다. 김신욱은 데얀과 나란히 19골을 기록했지만 출전 경기수가 많아 득점왕 타이틀을 눈앞에서 놓쳤다. 데얀은 K리그 사상 처음으로 득점왕을 3연패했다. 서울의 몰리나는 올 시즌 13도움으로 지난해에 이어 K리그 최초로 2년 연속 도움왕을 차지했다.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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