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K리그 왕좌 등극 포항, 2부 강등 된 대구FC

주말 프로축구 희비

주말인 30일과 1일, 대구와 포항 축구팬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프로축구 명문 포항 스틸러스의 포항 팬들이 6년 만의, 통산 5번째 우승으로 활짝 웃은 반면 대구FC 팬들은 승강제 시행 2년 만의 2부 리그 강등에 눈물을 흘렸다.

포항은 1일 오후 울산 문수축구장에서 열린 울산 현대와의 2013 K리그 클래식 그룹A 40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후반 추가 시간에 터진 김원일의 결승골에 힘입어 1대 0으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앞선 경기까지 2위에 머물렀던 포항은 올 시즌 21승11무6패(승점 74)를 기록하며 그동안 선두를 질주했던 울산(승점 73)을 1점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포항이 K리그 왕좌에 오른 것은 2007년 이후 6년 만이자 통산 5번째(1986'1988'1992'2007'2013년)다. 1983년 출범한 K리그 원년멤버 포항은 올 시즌 대한축구협회(FA)컵과 정규리그 우승을 독차지, 2관왕에 오르면서 명문 클럽의 입지를 확고히 했다.

또 포항의 황선홍 감독은 프로 무대에서 첫 정규리그 우승을 맛봤다. 포항에서 화려한 선수생활을 한 황 감독은 2011년 '친정 팀'의 지휘봉을 잡은 지 3년 만에 팀을 2관왕으로 이끌어 '명장' 반열에 올랐다. 그는 특히 올 시즌 외국인 선수 없이 토종 선수로 팀을 꾸린 후 '스틸타카'로 불리는 패스 축구로 돌풍을 일으켰다.

관광버스 40대와 승용차 등으로 울산에 온 7천여 명의 포항 관중들은 경기가 끝난 이후에도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고, 포항 기관단체장과 스틸러스 및 포스코 계열사 임직원, 축구팬들은 포항에서 밤늦도록 우승 축하연을 벌여 도시 전체가 축제 분위기였다. 박승호 포항시장은 지인들에게 문자를 보내 "스틸러스와 포항시민들이 기적을 이뤄냈다"고 감격해 했다.

반면 대구FC는 강등의 화살을 피하지 못했다. 대구FC는 30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경남FC와의 그룹B 최종전에서 0대 0으로 비겼다. 6승14무18패(승점 32)를 기록한 대구는 13위에 머물러 내년 시즌을 2부 리그에서 출발하게 됐다. 국내 최초 시민구단으로 창단, 2003년부터 K리그에 뛰어든 대구FC는 승강제 2년 만이자, 출범 11년 만에 2부 리그로 추락하는 비애를 맛봤다.

이에 따라 대구FC는 어려운 지역 경제 여건 속에서도 힘찬 성원을 보낸 축구팬들과 시민들의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날 경기 후 대구FC 백종철 감독과 석광재 사무국장은 "강등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며 자진 사퇴를 선언했다. 앞서 김재하 대표이사(단장 겸임)가 올 8월 사퇴 파문 속에 내년 1월 31일까지 주어진 임기를 맡기로 함에 따라 대구FC는 자연스레 2부 리그로의 체제 개편을 하게 됐다.

대구FC 구단주를 맡은 대구시는 선수단 규모와 예산 축소 등을 전제로 대구FC의 체질 개선에 들어갈 계획이다.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포항'박승혁기자 ps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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