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영은 형무소와 지옥 사이에 있고, 오히려 지옥에 더 가까웠다.' 일본군 병사로 태평양전쟁에 참전했던 와카쓰키 야스오는 저서 '일본 군국주의를 벗긴다'에서 자신이 경험한 일본군의 생활상을 이렇게 묘사했다.
"폭력은 일본군의 일상이었다. 사적 제재는 고난을 견디는 강한 군대를 만들기 위한 필수 수단이라는 사고방식이 강했다. '모자 쓰는 법이 삐딱하다'부터 '병기의 손질이 미흡하다' '청소상태가 불량하다' '규정집을 암기하지 않았다' '목소리가 작다' '태도가 건방지다'는 것에 이르기까지 모두 폭력의 대상이 됐다." '계급이 하나만 높아도 하급자에 대해 절대적인 권위로 군림했다. 화가 나면 큰 이유가 없어도 마구 때리고 자신의 더러워진 팬티도 빨게 했다.
폭력의 방식도 잔인했다. 주먹으로 따귀 때리기, 참나무 곤봉으로 엉덩이 때리기, 엎드린 자세에서 머리 걷어차기, 군화 바닥 핥기, 겨울 밤에 팬티 바람으로 방수통 들어가기….' 이들 사례는 군대에 갔다 온 우리나라 중년 이상의 남자라면 어느 정도 경험해본 것들이 아니던가. 과거 한국 군대 내의 폭력성과 불합리성이 바로 제국주의 일본군에서부터 비롯됐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야만적인 광기로 무장한 일본군은 피에 굶주린 짐승처럼 수많은 만행을 저질렀다. 양민 학살, 강간, 약탈, 포로 살해 등은 인간성이 바닥난 살인기계들의 전매특허였다. 한국에 잘 알려진 중국 문필가 린위탕(林語堂)은 1937년 일본군의 남경 학살에 관해 이렇게 썼다. "신이 인간을 창조한 이래 오늘에 이르러 처음으로 병사들이 웃는 얼굴로 어린아이를 공중으로 던졌다 떨어져 내려오면 날카로운 총칼의 끝으로 받아내고는 그것을 스포츠라고 부르는 모습을 보았다."
최근 일본 정부가 집단적 자위권 범위를 크게 넓혀 공격부대인 해병대까지 창설하겠다고 한다. 과거사에 대한 반성이 없는 상태에서 군비를 확충하고 있으니 주변국들의 불안감이 크다. 몇 년 전 일본 자위대 훈련을 참관해보니 자위대원들이 공무원과 비슷한 생활태도를 갖고 있는 것을 보고는 다소 위안을 받기는 했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닐 것이다, 상명하복의 전통이 강하고 인내심 강한 일본인의 특성상, 얼핏 무력해 보일 수 있는 자위대가 상황에 따라 어떤 모습으로 바뀔지는 누구도 확신할 수 없다. 일본인은 근성 있고 저력 있는 민족이다. 그렇기에 더 두렵다. 한반도에 전쟁이 나면 일본군이 상륙할 수도 있다니 더욱 그렇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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