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열린 대구시민회관 재개관 기념 및 대구시립교향악단 제400회 정기연주회에서 대구시향은 5분여에 걸친 시민들의 기립박수와 환호를 받았다. 이날 베토벤 합창 교향곡의 솔리스트를 맡았던 4명의 성악가와 곽승 대구시향 상임지휘자가 무대 인사만 네 번을 해야 할 정도로 박수는 끝없이 이어졌다. 이날 연주회는 새 단장을 한 시민회관의 음향을 평가할 수 있도록 성악과 합창, 오케스트레이션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레퍼토리로 구성됐다.
많은 음악관계자들과 애호가들은 이날 시민회관의 음향에 대해 대체적으로 합격점을 매겼다. 하지만 세부적인 부분에 있어 평이 엇갈렸다. 특히 2층은 울림이 과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윤성도 동산병원 명예교수(음악 칼럼니스트)는 "이런 콘서트 전용 홀이 지어졌다는 것만으로도 지역의 음악인들과 클래식 애호가들이 큰 선물을 받은 것은 분명하다"고 했다. 하지만 윤 교수는 "2층의 경우에는 울림이 과해 연주가 명료하게 전달되지 않는 느낌을 받았으며, 특히 150명의 합창이 오케스트라와 어우러지는 부분에서는 합창 소리가 오케스트라를 눌러버리는 현상이 발생했다"고 평했다.
김완준 계명아트센터 관장 역시 "2층의 울림이 생각보다 과도하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이 때문에 일부 사운드가 큰 부분에 있어서는 귀가 먹먹하고 아플 지경이었지만 전반적으로 음향은 예전 문예회관보다 탁월하게 개선된 것은 맞다"고 했다.
반면 1층은 오케스트라 연주 때는 괜찮았지만, 합창을 하는 대목에서는 소리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오히려 답답했다는 평이 많았다.
임현지(38'여'달서구 용산동) 씨는 "150명의 합창단이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게 맞기나 한지 궁금할 정도로 소리가 안 들렸다"고 했다. 음악애호가인 정재호(61'남구 봉덕동) 씨 역시 "솔리스트들의 가사 전달이 제대로 되지 않을 정도로 소리가 울림이 과하면서도 볼륨은 생각보다 약해 듣는 내내 답답했다"고 평했다.
하지만 현재로서 대구시민회관의 음향 성능을 단정적으로 평가하긴 힘들다는 의견이 더 많다. 내부 마감재로 사용된 나무가 다 건조되는 데 최소 2, 3년의 시간이 흘러야 하는데다, 대구시향 역시 시민회관의 울림을 감안해 각 파트의 소리를 조절하는 등 새로운 연주 홀에 적응할 만한 시간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배선주 대구시민회관장은 "대체적으로 좋은 평가가 줄을 이었지만, 일부 울림이 과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앞으로 신경 써 지켜보겠다"며 "콘서트 홀의 울림이 적은 것을 보완할 때는 많은 비용과 어려움이 따르지만, 반대로 울림이 많은 것을 줄이는 것은 생각보다 쉬운 방법이 많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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