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금값 하루 다르게 뚝·뚝…바닥은?

국제 시세 7월 이후 가장 낮아

한때 고공행진을 벌이던 금값이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금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금 가격 하락 여파로 금 펀드 수익률도 곤두박질치고 있다.

◆추락하는 금값

미국 제조업 지표 호조에 따른 양적완화 축소 우려 등으로 이달 2일(현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내년 2월물 금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28.50달러(2.3%) 내린 온스당 1천221.9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마감 기준으로 올 7월5일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앞서 금 선물가격은 11월 6.5% 하락해 올 6월 이후 최고 하락률을 기록한 바 있다.

국내 금값도 하루가 다르게 떨어지고 있다. 국제 금시세를 원·달러 환율로 환산한 국내 금값은 이달 3일 g 당 4만1천784.62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468.62원 하락했다. 국내 금값은 올 10월 28일 g 당 4만6천56.74원에서 지난달 6일 4만5천37.64원으로 떨어진 뒤 다음날 4만4천909.73원, 15일 4만3천876.18원, 21일 4만2천566.55원으로 계속 저점을 낮추고 있다. 11월 이후 3일 현재까지 23거래일 가운데 5일을 제외하고 모두 금값이 하락했다.

그동안 금은 달러의 대체재이자 가장 안전한 투자처로 인식되면서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금값은 2011년 9월 온스당 1,900달러대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미국의 경기 회복세가 나타나고 유럽 경기도 장기 침체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이면서 금의 매력은 크게 떨어진 상태다.

올 5월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이 출구전략을 처음으로 시사한 후 6월 한 달 동안 국제 금값은 무려 12% 넘게 급락했다. 이석진 동양증권 연구원은 "2011년 이후 달러가 안정적인 상승세를 보이자 기축통화로써 금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 중국과 더불어 주요 금 수요국인 인도의 금 수입 규제와 루피화 약세에 따른 금 수요 감소도 금 가격 하락의 원인이다"고 분석했다.

◆금펀드 수익률 줄줄이 마이너스

내년 금값 전망도 밝지 않다. 내년에는 금값이 온스당 1천달러선 밑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제기되고 있다. 프랭크 맥기 인테그레이티드증권사 귀금속 부문 선임딜러는 "미국 경제가 인플레이션 압력 없는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어떤 상품도 영원히 오르기만 반복할 수는 없다. 금의 하락장세가 시작됐다"고 전망했다.

네덜란드계 ABN암로 은행의 조지렛 볼레 분석가는 "금값 버블이 붕괴될 것이다. 내년에는 온스당 1천달러, 오는 2015년에는 800달러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경하 동부증권 연구원은 "달러 강세와 안전자산 선호현상 약화로 내년 상반기에도 금 가격은 부진을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 가격이 하락하면서 올해 금 펀드 수익률도 테마형 펀드 가운데 가장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설정액 10억원 이상인 금 펀드 10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30.09%를 기록했다. 특히 금 펀드 수익률은 테마형 펀드 38개 가운데 가장 저조해 해외금융(28.76%), 주식형 원자재(-18.99%), 원자재(-16.64%), 천연자원(-14.97%) 펀드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금 펀드는 장기투자수익률도 부진했다. 2년과 3년 수익률이 각각 -33.74%, -28.54%로 큰 폭의 손실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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