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상 백일장] 시4-김장

- 이문직(안동시 태화동)

한여름 내내

농부의 뜨거운 정성으로

탱글탱글 속이 꽉 찬

튼실하게 영근 김장 배추

소금에 절이려고

칼 대어 잘라 보니

노오란 속살이 나이테처럼 겹겹이 쌓여

살며시 웃고 있네

무채 속 넣고

새우젓갈 간하고

양념 버무려

김치 통에 가지런히 넣어 두니

연지 곤지 입힌 새색시 배추

어머니와 아내의 손맛에

속이 삭아 단물이 나오고

딸, 아들 기다린 훈훈한 겨울 식탁으로

나들이 갈 날만 남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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