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김치와 소금

김치를 담글 때 떼어 생각할 수 없는 것이 소금이다. 그렇다고 다 같은 소금은 아니다. 소금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갯벌에 바닷물을 가두었다 자연 증발시켜 만들어지는 것이 천일염이다. 바닷물과 갯벌, 염전에다 햇볕까지 어느 한 가지만 어긋나도 만들 수 없다. 천일염은 하얄수록 좋다. 검은색을 띨수록 불순물이 많이 섞여 있다는 방증이 된다. 비위생적으로 만들어지는 중국 천일염과는 색깔로 구분된다.

정제염은 바닷물을 전기분해해서 얻은 소금이다. 염화나트륨을 얻은 뒤 불순물을 제거해 얻는다. 천일염이 칼슘이나 마그네슘 아연 등 무기질이 풍부한 대신 순도는 80% 정도라면 기계로 얻는 정제염은 순도 99.8%의 고농도다. 오직 짠맛만이 남아 있다. 이렇게 얻은 소금에 방습 처리를 하고 L글루타민산을 첨가하면 맛소금이 된다.

한국인의 김치 소비가 갈수록 하향 추세다. 나트륨 과다 섭취의 한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죄인 취급을 받고 있는 탓이다. 2010년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김치는 국'찌개류에 이어 나트륨 과다 섭취 두 번째 원인으로 지목됐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인의 1인당 하루 평균 김치 섭취량은 1998년 121.7g에서 2011년 68.6g으로 거의 반 토막이 났다.

하지만 김치의 염도를 소금의 염도와 단순 비교해서는 안 된다는 연구가 잇따르고 있다. 세계김치연구소는 최근 2.57% 농도의 소금을 섞은 사료를 먹인 쥐와 같은 농도의 김치를 먹인 쥐를 비교 실험한 결과를 내놨다. 김치를 먹인 쥐는 소금을 먹인 쥐보다 혈압 상승이 12% 완화됐다는 것이다. 이 연구소 김현주 박사는 김치의 항산화 물질, 식이섬유, 유산균 등이 고혈압 인자를 완화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치가 몸에 나쁜 소금의 효과를 억제한 것이다. 최근 서울대 강사욱 교수팀도 김치 유산균에서 항박테리아, 항바이러스 물질을 처음으로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김치가 조류인플루엔자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는 나와 있었지만 그 물질을 찾아낸 것은 처음이다.

때맞춰 한국의 김장 문화가 유네스코 인류 무형유산에 이름을 올렸다. 특정 음식을 등재하지는 않는다는 방침 탓에 김치가 아닌 김장 문화로 이름을 올렸지만 영문명엔 분명 김치가 들어갔다. 이제 소금도 김치에 들어가면 격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규명하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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