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철도 파업…퇴근시간 열차 70% 운행 정지

동대구 역 등 운행 차질, 화물열차도 평소 40%로

철도노조 영주본부(충북제천본부, 강원동해본부, 경북북부본부)를 비롯한 전국철도노조가 9일 오전 9시부터 파업에 들어가 열차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 철도노조는 8일 오후 9시를 기해 전국 단위 지부에 파업 명령을 전달하고 '총파업 승리를 위한 지구별 야간 비상총회'를 개최한 후 9일 오전 9시를 기해 총파업에 돌입했다. 철도노조 총파업은 지난 2009년 11월 26일부터 12월 3일까지 8일간 진행된 파업 이후 4년 만이다.

철도노조 영주본부는 이날 오전 9시 영주시 휴천3동 철도 운동장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갖기로 했으나, 비가 오는 바람에 10명씩 조를 나눠 분산 투쟁에 돌입했다.

전국 각 역에선 운행 중지된 열차에 대한 안내가 이뤄지지 않아 예매한 표를 환불하는 등 시민들이 혼란을 겪었다.

이날 동대구역에서 오전(9~12시)에 운행이 중지된 열차는 상'하행 각각 2편이었다. 이 중 3편이 9시대로 영주와 포항, 마산으로 향하는 열차였다. 정찬식(72'대구 수성구 황금동) 씨는 30년 지기 친구 8명과 9시 15분 무궁화호 열차를 타고 마산 나들이를 계획했지만 허사가 됐다. 며칠 전 표까지 다 끊어놓았지만 이날 오전 모두 환불해야 했다.

김모(63'여) 씨는 10시 30분에 경남 창원에서 가족모임을 잡아놓았다가 발길을 돌렸다. 김 씨는 9시 15분 동대구역에서 출발하는 열차를 타기 위해 9시쯤 매표소로 왔지만, 역무원은 10시 32분 KTX 열차가 가장 빠른 열차라고 안내했다. 김 씨는 "아무런 안내도 없이 열차를 운행하지 않는다고 해서 제시간에 도착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며 "열차 운행이 중지된다고 안내를 하는 역무원이 없어서 황당하다"고 했다.

퇴근 시간대인 오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운행되던 경부선 상행 무궁화호'새마을호 열차의 70%가 운행정지되면서 통근열차를 이용하는 시민들이 불편을 겪게 됐다. 매일 아침 왜관에서 대구로 출퇴근한다는 옥은영(26'여) 씨는 "퇴근할 때 이용하는 무궁화호 열차가 운행 중지되는 바람에 열차를 타려면 오후 10시 차량을 이용해야 한다"며 "당분간은 북부정류장까지 가서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갈 것이다"고 말했다.

코레일 경북북부본부는 이날 9시부터 새마을호(청량리~안동)를 기존 12회에서 4회로 축소하고 무궁화호는 기존 30회에서 18회(영주~부산, 안동~청량리)로 축소 운행한다고 밝혔다. 또 화물열차도 기존 46회에서 13회(중앙선, 영동선)로 축소 운영, 기존 열차 운행의 평균 39.8%를 유지하는 비상 열차 운행계획을 마련했다.

김주만 철도노조 영주본부 교육선전국장은 "철도민영화는 국가가 제공하는 보편적 서비스가 무너진다는 첫 신호"라며 "우리의 삶을 지키기 위해 국민의 명령으로 싸울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코레일 경북북부본부 관계자는 "국민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용인력을 최대한 활용, 비상열차 운행계획을 수립했다"며 "앞으로 장기파업에 대비, 안정적 운행계획을 추가로 수립하겠다. 내'외부자원을 최대한 활용, 열차 운행률을 향상시켜나가겠다"고 말했다.

마경대'서광호'신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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