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김모(37) 씨는 2년 전 경산시 중산지구에 분양받은 아파트 입주를 앞두고 갑갑한 마음을 삭이고 있다. 입주까지 꼬박 1년이란 시간이 남았지만 중산지구 개발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다.
그는 "중산지구가 경기도 일산처럼 신도시가 된다는 말을 철석같이 믿고 분양을 받았는데 시행사의 개발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경산 중산지구 개발사업이 지지부진해지면서 이곳에 투자한 이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한 투자자는 "애초 시행사는 아파트 수익금으로 중산지구 도로와 기본 인프라에 선투자를 하겠다고 했고 그 시기를 분양 후 6개월로 정했다. 하지만 2년 동안 개발사업에 진척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중산지구 개발자인 중산도시개발은 2011년 말 경산 펜타힐즈 아파트(784가구) 분양 당시 중산지구의 미래가치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시행사는 이때 중산지구를 고층 아파트 6천여 가구를 비롯해 호텔 등 상업용 빌딩, 각급 학교, 전국 최대 규모의 첨단 디지털극장, 박물관 등 문화시설과 종합병원, 공중파방송국 등이 들어서는 새로운 계획도시로 개발한다고 공언했다.
이 같은 장밋빛 청사진이 제시되면서 펜타힐즈 아파트는 21대 1의 최고 청약률을 기록하며 100% 분양됐다. 이 당시 업계는 펜타힐즈의 100% 분양을 이례적인 것으로 봤다.
업계 관계자는 "펜타힐즈 분양 때만 해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채 가시지 않은 터라 펜타힐즈 분양 성공은 놀랄만한 결과였다"며 "중산지구 펜타힐즈가 현재 활황인 지역 부동산 시장의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지지부진한 중산지구 개발사업에 경산시의 계획도 흐트러지고 있다. 경산시는 중산지구 개발유발 효과를 2조원 가량으로 전망했다. 경산시는 "시 입장에서도 노른자 땅인 중산지구 개발 사업이 더딘 점은 무척 아쉽다"면서도 "시에서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업을 독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동산업계에서는 돈줄을 쥐고 있는 군인공제회의 소극적인 자세를 문제삼고 있다. 지역 한 건설사 대표는 "시행사가 군인공제회의 자금을 받아 개발을 진행하는 만큼 군인공제회가 개발의지만 있으면 중산지구 개발이 좀 더 속도를 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산지구에 군인공제회의 자본이 잠겨 있고 8년 동안 하루 1억원 가량의 금융비용을 낭비하고 있는 데도 공제회가 적극 나서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중산도시개발 관계자는 "중산지구 개발을 꼭 언제 하겠다는 기일을 정했다기보다는 사업 진척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최근 군인공제회, 1군 건설사 3자 간 협약을 맺고 내년 초에 착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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