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고졸 채용, 반짝 현상 되지 않도록 잘 살펴야

지역 산업계의 고졸 인력 고용 정책이 보다 탄탄해지고 있다. 특히 대구와 동아'롯데 등 지역 백화점들이 직무 능력과 성과를 중시하는 인사 시스템을 통해 고졸 채용을 꾸준히 늘리고 있어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심각한 수준의 청년 실업에다 고졸 이하 학력자들이 설 자리가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에서 학력과 상관없이 우수 인재를 뽑아 육성하는 지역 기업들의 이 같은 고용 정책은 반길 일이다.

특이할 점은 고졸 인력이 대졸자와 동일한 직급'직무에 종사하며 자기 능력과 전문성을 계발해 나갈 수 있도록 지역 유통 업계가 성과 중심의 인력 운용 방침을 확고히 해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처럼 전문 판매관리사나 영업 관리직 등에 고졸 인력의 비중이 커지고 있는 것은 단순히 일자리 마련이라는 차원을 넘어 핵심 인력 양성이라는 의미에서 높이 평가할 대목이다.

하지만 이런 추세와는 달리 올해 국내 기업의 고졸 채용 규모가 지난해에 비해 크게 감소해 많은 우려를 사고 있다. 지난해 715명의 고졸 출신자를 뽑은 은행권은 올해 491명에 그쳤고, 증권 업계도 162명에서 88명으로 줄었다. 내년에도 이런 추세가 개선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내년 295개 공공기관 고졸 인력 채용 규모는 모두 1천933명이다. 이는 올해보다 579명 감소한 것으로 고졸 채용 확대가 반짝 현상이 아니냐는 해석마저 낳고 있는 것이다.

산업계의 고졸 채용이 정부의 정책 협조나 사회적 관심 여부에 따라 크게 흔들리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이런 요요 현상은 기업은 물론 취업 준비자들에게도 마이너스 요인이다. 고졸 인력이 기업 활동을 적극 뒷받침하는 양질의 인력이 될 수 있도록 채용 정책과 교육 시스템을 바로 세우고 산업계 전반에 이에 대한 공감대를 넓혀 나가야 한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