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인화가 계산(溪山) 이상식의 두 번째 작품전이 17일부터 22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1, 2전시실에서 열린다. 이상식은 안동 출생으로 근대 서화계의 종주(宗主) 석재 서병오 선생의 맥을 이어오고 있는 현대 문인화가다. 고(故) 천석 박근술, 청오 채희규 문하에서 공부한 주목받는 작가로 이번 전시는 17년 만에 열리는 그의 두 번째 개인전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전통 문인화와 현대문인화 작품을 비롯해 문인화와 실생활을 적용한 합죽선 등을 두루 선보인다.
전통 문인화에서는 사군자를 비롯한 전통적인 소재를 영남 화풍의 근간인 힘(力)을 바탕으로 활달하고 도량 깊게 보여준다.
대나무를 그린 작품 '표연불군정천입지'(飄然不群頂天立地; 바람에 나부끼나 무리를 이루지 않아 하늘을 이고 땅에 섰노라)에서는 자신에 찬 필력으로 자유자재로 휘지하고 있는가 하면, '불시화중편애국…(不是花中偏愛菊)'에서는 인고의 긴 시간을 견디는 국화의 자취를 가슴으로 느낄 수 있다. 또 화향심심죽리창(花香深深竹裏窓)과 같은 현대문인화에서는 재료의 다변화와 번진법을 활용한 새로운 표현방법으로 사물의 속내, 즉 작가의 내면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다.
'백두산천지'(白頭山天地)나 '山河의 아름다움', '산정무한'(山情無限) 등 문인 산수화에서는 일필의 담대함을 발견할 수 있고, 실생활용품을 접목한 합죽선과 넥타이는 생활의 쓸모와 예술의 깊은맛이 어우러져 또 다른 기쁨을 준다.
문인산수화 '자연'(自然)은 설악산을 그린 것인데, 작가는 "설악산에 가본 적이 없다. 설악산이 그렇게 아름답다고 하는데, 나는 그 아름다움을 설악산에 가서가 아니라 내 가슴에서 찾고 드러냈다"고 말한다.
작가는 "대나무의 빈속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 속이 빈 것처럼 보이기 위해 붓을 양쪽으로 갈라 그리면 속이 빈 대나무가 되는 것인가? 아닐 것이다. 내 마음을 비우고 대를 칠 때 비로소 대나무의 속은 비게 된다. 보이지 않는 것을 기술로 보여줄 수는 없다. 보이지 않는 것은 보이지 않는 마음만이 보여줄 수 있다"고 말한다.
계산 이상식은 대한민국미술대전 문인화 부문 심사위원을 역임했으며, 각종 전국 규모 공모전 초대작가와 운영위원, 심사위원 등을 두루 거쳤다. 한편 17일 오후 6시 전시회 개막식에서는 이상식 작가의 시집 '마음은 푸른 하늘' 출판기념회도 함께 열린다. 053)606-6114.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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