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FC가 새판 짜기에 돌입했다. 올 시즌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1부 리그)에서 13위를 차지, 내년 시즌 K리그 챌린지(2부 리그)로 강등한 데 따른 피할 수 없는 절차다.
대구FC는 12일 대구상공회의소에서 제52차 이사회를 하고, 김동구 이사회 회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 올 8월 이미 사퇴의사를 밝힌 김재하 대표이사 등 이사진은 모두 사퇴를 결의했다.
비공개로 열린 이날 회의는 처음부터 고성이 오가며 파행으로 치달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에 참석한 한 이사가 "대구FC 운영에 문제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이사진 일괄사퇴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주장했고, 이사 다수가 이에 뜻을 같이했다는 것.
이에 따라 대구FC는 당분간 파행 운영될 전망이다.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함에 따라 이미 사퇴의사를 밝힌 김재하 대표이사와 석광재 사무국장은 이날 이후 더는 업무를 보지 않기로 했다. 선수단을 이끈 백종철 감독은 지난달 30일 시즌 최종전 후 사퇴 의사를 밝힌 상태다. 이날 또 대구FC 사무국 팀장 3명이 일괄 사직했다.
앞으로 대구FC는 김동구 이사회 회장과 구단주인 대구시에 의해 새로 정비될 예정이다. 대구시는 이른 시일 내에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 단장과 감독을 선임하는 등 대구FC를 정상화할 계획이다. 비상대책위원회에는 김동구 회장과 김대권 대구시 문화체육국장, 문영수 대구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대구시축구협회'대한축구협회 관계자, 지역 대학교수 등이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 관계자는 "내년 시즌 선수단 구성, 전지훈련 등을 앞두고 있어 시일이 촉박하다. 비상대책위원회를 빨리 가동해 대구FC의 새로운 운영방안을 마련하겠다"면서 "시민들로부터 사랑받는, 관행에서 벗어난 투명한 시민구단으로 대구FC를 탈바꿈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했다.
김재하 대표이사는 "비상대책위원회에 들어가 구단 업무를 인계할 계획이었으나 이날 이사회에서 이를 비난하는 얘기가 나와 더는 일할 명분이 없고 의욕도 사라졌다"고 했다.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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