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발길 끊어진 포항공항 저가공항서 활로찾자

KTX 운행 이후 승객 반토막, 포항~울릉 노선도 고려할 만

포항공항이 KTX 개통 및 도로망 확충 등 교통환경 변화의 영향으로 이용객이 갈수록 줄어드는 등 개항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내년 말에는 KTX 포항역사 건립이 예정돼 있어 이대로라면 존폐 위기까지 거론되는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포항시와 한국공항공사가 올해 초부터 지역 저가항공사 유치 및 설립을 추진하고 있지만, 선뜻 나서는 회사'기관조차 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2018년 울릉공항 개항에 발맞춰 포항~울릉 구간 노선을 확보하고 작은 항공사를 유치해 자주 운항편을 늘리는 것만이 유일한 활로라고 밝히고 있다. 포항시 항공교통대책TF 관계자는 "울릉공항이 개항되면 포항~울릉 노선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여 지역 저가항공사 설립 및 유치도 훨씬 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포항공항의 이용객 수는 매년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1970년 2월 포항비행장으로 출발한 포항공항은 1990년대 말 하루 24편의 항공편(왕복 기준)에 연간 이용객 90만~100만 명에 이를 만큼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KTX 동대구역이 들어선 2004년을 기점으로 절반까지 이용객이 뚝 떨어졌다. 지금은 1일 포항~김포 구간 8편과 수'금'일요일에만 운영하는 포항~제주 구간 2편이 포항공항 노선의 전부이며 연간 이용객도 겨우 21만 명을 웃도는 수준이다.(표 참조)

내년 12월 포항시 북구 흥해읍에 KTX 직결역 건립이 계획돼 있어 포항공항의 앞날은 더욱 어둡다. 실제 대구공항의 경우 2004년 KTX가 들어선 후 2년 6개월 만에 대구~김포 노선이 없어졌고, 예천공항은 더 이상의 적자폭을 감당하지 못해 결국 폐쇄됐다. 포항공항 역시 지난해 82억원의 적자를 기록해 89억원의 울산공항에 이어 전국 11개 지방공항 중 적자폭이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5월 포항시와 한국공항공사는 포항공항 활성화를 위해 개항 이래 최초의 국제선인 중국 남방항공을 취항하는 등 새로운 활로를 모색한 바 있지만, 중국 다롄 아카시아축제에 맞춘 이벤트성으로 운영됐을 뿐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포항시가 국제선 취항을 노릴 것이 아니라 울릉공항 개항에 대비해 노선 확보 및 저가항공사 유치 등 준비만 제대로 한다면 포항공항의 활성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공항공사 포항지사 김범석 파트장은 "포항공항이 외면받는 것은 우선 높은 비용과 서울과의 접근성 때문이다. 현재 주차장 무료개방, 항공운임 할인 등 각종 혜택을 통해 이용 비용을 KTX보다 오히려 1% 정도 적은 가격까지 낮췄다"면서 "포항~울릉 노선과 포항~김포 노선에 50인승 이하의 작은 항공사를 유치해 보다 자주 운항편을 늘리는 것이 포항공항이 나아갈 방향"이라고 말했다.

포항'신동우기자 sdw@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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