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들겨 패! 두들겨 패! 두들겨 패라고! 자백을 받아내지 못하면 머리 하나만큼 네놈 키를 줄여주겠어!" 1952년 스탈린이 안드레이 즈다노프를 죽인 '의사들의 음모'를 밝혀내라며 국가보안상 니콜라이 이그나토프에게 이렇게 닦달했다. '의사들의 음모'란 제국주의 국가의 사주를 받은 유대인 의사들이 소련 지도자 살해를 기도했다며 스탈린이 꾸민 숙청 음모다.
그에게 숙청당한 정적들은 대부분 이렇게 흠씬 두들겨 맞은 뒤 총살됐다. 1930년대 스탈린의 대숙청을 지휘했으나 자신도 숙청당한 NKVD(내무인민위원회) 위원장 니콜라이 예조프도 그랬다. 151㎝의 작은 키 때문에 별명이 '피를 뒤집어쓴 난쟁이'(Bloody dwarf)였던 이 인간 백정은 체포돼 총살될 때까지 11개월 동안 쉼 없이 두들겨 맞았다. 사형 직전에도 발가벗긴 채 몽둥이찜질을 당했다. 그가 전임자 겐리흐 야고다에게 했던 것처럼. 얼마나 맞았던지 반쯤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 심하게 딸꾹질을 했다고 한다.
마오쩌둥의 매질도 스탈린에 못지않았다. 대약진운동의 실패를 비판한 펑더화이(彭德懷)는 총살당하지는 않았지만 내장이 다 짓이겨지고 허리가 부러질 때까지 130여 차례나 두들겨 맞았다. 그러나 심문관에게 무릎을 꿇고 울부짖으며 스탈린을 만나게 해달라고 애걸한 예조프와 달리 펑더화이는 항복하지 않았다. 그는 때리는 홍위병들에게 이렇게 소리쳤다. "난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 너희들이 설치는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너희들이 날 심문하면 할수록 난 입을 더 굳게 다물 것이다."
문화혁명의 광풍 속에 덩샤오핑(鄧小平)과 함께 자본주의를 추종하는 '주자파'(走資派)로 몰려 숙청당한 류샤오치(劉少奇)의 죽음은 더 비참했다. 홍위병의 시도 때도 없는 매질로 한쪽 손과 발을 못 쓰게 됐고 끊임없는 욕설과 모욕으로 정신과 육체 모두 급격히 무너졌다. 그는 수개월 동안 이발도 면도도 못한 몰골로 낡은 감옥의 지하 감방의 시멘트 바닥에 알몸으로 누운 채 죽었다.
장성택 북한 국방위 부위원장이 특별군사재판에서 사형 판결을 받고 곧바로 처형됐다. 기관총으로 처형됐다는 설이 있는데 사실이라면 정말 끔찍하다. 더 궁금한 것은 두들겨 맞는 사전 절차를 거치지 않고 처형됐는지이다. 국가 전복 음모라는 어마어마한 죄목에 비춰 '성한 몸'(?)으로 처형됐을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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