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저는 4차원 인간이란 소리를 가끔 듣습니다. 저를 좀 엉뚱하다는 표현으로 얘기하는 것이겠지요. 그런데 제가 생각하기에는 5차원 인간이라고 해야 그들이 생각하는 개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사람은 4차원 피조물이고, 우리가 사는 곳이 4차원 시공간이기 때문이지요.
재미로 차원에 관해서 약간 더 설명을 해보도록 하지요. 차원이라는 것은 과거에는 덧셈으로 하위 차원에서 고차원으로 가는 것으로 설명했지만, 요즘 과학과 수학에서는 뺄셈으로 차원을 정의합니다. 즉 상위 차원을 자르면 바로 아래 차원이 된다는 것이지요. 쉽게 말해서 3차원 공간을 자르면 2차원, 2차원을 자르면 1차원이 되는 것입니다.(아직까지 시간 차원은 제외)
조금 어려운 이야기이긴 하지만, 요즘 물리학계(특히 우주물리학)에서는 우리 우주가 10차원 내지는 11차원일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유추하기도 하고, 이와 관련, 심혈을 기울여 연구하고 있습니다. 우주 근본을 구성하는 것에 대한 초끈이론(超-理論)이나 M이론(멤브레인우주 또는 막이론) 등이 그 대표적인 예이지요. 우리가 살고 있는 4차원을 제외한 나머지 차원은 여분의 차원으로 우리 인간에게는 느껴지지 않는 차원인 셈이지요. 지금 과학자나 수학자들은 이를 찾기 위해 골몰하고 있습니다. 만물의 모든 힘을 통일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하고 유력한 이론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이러니 보통 사람보다 엉뚱하다고 하려면, 보통의 시공간인 4차원이 아니라 5차원 인간이라야 맞는 말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저는 4차원이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오히려 그 말에 동의하며, 저 스스로도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며 맞장구를 치곤 합니다. 뭔가를 새롭게 시작하려면 보통 생각만으로는 되지 않기 때문이지요. 요즘 흔히 말하는 창조경제를 위해서는 더더욱 그렇지 않을까 합니다. 한 차원 높게 생각하고 행동하려면 당연히 5차원 인간이 되는 수밖에 없다는 게 제 지론입니다.
비슷한 말로는 육감이라는 것이 있지요. 언뜻 생각하면 육감을 얘기하는 것이 비과학적인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도 않습니다. 우리 인간의 오감은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반면, 육감은 오감만큼 느끼지 못해서 그렇게 생각할 뿐입니다. 육감은 축적된 경험들이 우리 몸과 정신에 녹아 있어서 직접적으로 느끼지 못할지는 모르지만, 중요한 판단의 기준이 되곤 합니다. 그래서 뭔가 색다른 일을 하려면 당연히 육감도 필요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한 생각과 행동을 해 봄으로써 육감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지면상 많은 이야기는 못 하지만 위의 예만 보더라도 오늘의 제목이 왜 '아이고! 그게 아니라니까요'라는 게 이해가 되실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새로운 기관을 맡은 지 이제 1년여라는 시간이 지났습니다. 기관 경영을 위해 기관의 정체성 파악이 최우선이었고, 조직의 안정화(이 부분은 시간도 많이 소요되고 지속적인 일이기도 합니다)도 동시에 추진해야 했지요. 그리고 기관의 비전과 목표를 설정해서 뛰는 일도 포함되고요. 어느 것을 먼저 하고 순차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다발적인 일일 수밖에 없다는 게 제 생각이었는데,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차이가 있었지요.
저는 백 가지의 해야 할 일이 있을 때, 여건이 되면 백 가지의 일을 다 시도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일을 합니다. 선택과 집중의 논리에 저는 반대입니다. 왜냐하면 한두 가지(혹은 몇 개라도) 일에 집중해 해야 할 일만 한다면, 그 일조차도 성공하리라는 보장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일반 직원이면 모를까 최고 경영자라면 할 수 있는 일은 순서와 강도의 차이는 있을지 모르지만 모두 다 고려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지요.
선택과 집중을 통해 두세 가지 일을 성공하는 것보다 백 가지 일을 다 시도해서 그중 열 개를 성공하는 것이 우위라는 생각을 합니다. 당연히 이렇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실천을 하고 있습니다. 이래서 아마도 저를 5차원 인간 운운하는 게 아닐까요. 다른 사람들은 나쁜 의미로 이야기할 수도 있겠지만, 전 그걸 오히려 일을 한다는 좋은 증거로 받아들이고 제 방식대로 밀고 가고 있습니다.
알아주지 않는다 해도 그게 뭔 대수이겠습니까. 제가 좋고 즐기면서 하면 되지요. 중요한 것은 성취해내는 것이지 체면치레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사는 것도 살아가는 방법 중의 하나이고, 오히려 보통 사람으로 평범하게 사는 삶보다는 행복에 가깝게 사는 게 아닐까요? 그나저나 오늘 또 출근하면 제 사랑스러운(?) 부하 직원에게 한 소리 듣지 않을까 싶습니다. "원장님! 제가 말씀 좀 아끼시라고 했죠?" 그러면 저는 또 이러면 됩니다. "어! 잘못했어. 이 친구. 나 원 참!" 이런 사람이 저는 좋습니다.
송인섭/대구테크노파크 원장 insopsong@ttp.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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