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창녕 우포늪 따오기 '국빈급' 모셔오기

비즈니스석 전세 입국 후 특수 무진동 차량 수송

국제멸종위기종인 따오기(천연기념물 제198호)가 '국빈급' 대우로 한국에 모셔진다.

지난 6월 박근혜 대통령의 방중 당시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기증 약속을 했던 수컷 따오기 2마리가 23일 국내 항공편을 통해 고향인 중국 양현과 시안공항을 거쳐 이날 오후 한국의 인천공항으로 들어온다.

이 수컷 따오기 2마리는 당초 이달 12일 들어올 예정(본지 11월 21일 자 2면 보도) 이었지만 AI(조류인플루엔자) 예방접종 등의 이유로 10일 정도 인도가 늦춰졌다.

환경부와 경상남도는 이번 따오기 공수를 위해 항공기 비즈니스석 12석을 통째로 전세 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경상남도, 창녕군 관계자 15명과 중국의 따오기 사육사 등이 동행 탑승한다.

양국은 따오기의 안전을 위해 소음과 빛을 막는 등 특수 제작된 2개의 상자에 실어온 뒤 인천공항에서 동물 전문 운반업체의 무진동 차량을 동원한 가운데 경남 창녕군 유어면 세진리에 있는 '우포따오기복원센터'까지 수송한다.

지난 2008년 10월 처음으로 중국에서 기증받은 양저우(洋洲)'룽팅(龍亭) 암수 따오기 한 쌍을 부산 김해공항으로 들여오는 과정에서는 8천만원을 들여 항공기를 전세 냈으나, 이번에는 비즈니스석 전석을 예약해 2천여만원의 운임이 소요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중국에서의 수컷 2마리 추가 반입은 현재 우포따오기복원센터 내에서 증식되고 있는 따오기들의 극심한 성비 불균형에 따른 것.

맨 처음 양저우'룽팅 부부로 시작된 우포따오기복원센터의 따오기 가족은 해마다 평균 4, 5마리씩 늘어나 현재 26마리가 사육되고 있으며, 이 중 암컷은 18마리인 데 비해 수컷은 8마리로 암컷의 절대 우위와 근친교배에 따른 유전자 다양성 확보에 차질을 빚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따오기는 처음 눈이 맞은 짝끼리만 번식을 하고, 암수 중 한 마리가 죽으면 남은 짝은 평생 홀로 지내는 '일부일처제'를 고수하는데다, 1년에 한 번 산란하는 조류여서 창녕군의 따오기 개체 수 늘리기 계획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창녕군은 오는 2015년까지 25억6천만원을 들여 따오기복원센터 인근에 따오기 야생적응 방사장(높이 20~25m, 둘레 250m, 넓이 3천091㎡)을 건립기로 하고 내년 5, 6월에 착공할 예정이다. 국제멸종위기종인 따오기(천연기념물 제198호)는 우리나라에서 1970년 후반 자취를 감췄다.

김충식 창녕군수는 "이번 수컷 따오기 2마리의 추가 반입을 통해 앞으로 복원센터 따오기의 성비 불균형이 크게 완화됐으면 한다"며 "빠른 시일 내 개체 수를 100마리 이상으로 증식해 따오기를 방사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성우기자 swki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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