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도시철 2호선에 빨려든 영남대 상권

유동인구 20% 늘어도 대구로 쇼핑·문화생활

지난 9월 도시철도 2호선이 경산까지 연장 개통되면서 경산의 빨대효과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지난 9월 도시철도 2호선이 경산까지 연장 개통되면서 경산의 빨대효과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대구도시철도 2호선 경산 연장선 개통이 경산지역 경제에 상당한 플러스 효과를 가져 올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오히려 대구로의 '빨대효과(straw effect)'가 나타나고 있다. 영남대 주변을 비롯한 경산권 상권이 주춤해지고 이를 대구 도심상권이 흡수하고 있다.

영남대학교에서 박사 과정을 밝고 있는 이지연(가명 28)씨는 지난달 학교앞 원룸 생활을 접고 본가가 있는 대구 시내로 옮겼다. 지난해 도시철도 2호선이 영남대까지 연결되면서 굳이 학교앞에서 자치생활을 할 이유가 없어졌다.

그는 "2호선이 뚫리면서 본가에서 학교까지 20분밖에 걸리지 않아 외톨이 생활을 청산했다"고 말했다.

도시철도 2호선이 영남대까지 연장 개통되면서 영남대 주변 원룸촌이나 상권이 예전만 못하다. 한 상인은 "영남대역 주변 상인들은 도시철도 연장 개통 이후 유동인구가 20% 이상 늘었지만 매출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도심쪽으로 쇼핑이나 문화생활을 즐기는 학생들이 많다"고 불평했다.

대구도시철도공사(DTRO)에 따르면 경산연장구간 개통 3개역의 하루 평균 이용객(승차기준)은 2만명에 달하며 수송량은 갈수록 늘고 있다. DTRO 관계자는 "개통 전 1년간 1, 2호선 하루 평균 이용객(승차기준)이 33만8천명이었는데 개통 후 이용객은 36만7천명으로 개통 이전보다 이용객이 9%(29천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원룸촌도 예전만 못하다. 영남대 인근에는 대동과 조영동, 임당동 일대에 1천400여 개 원룸이 거대한 주거촌을 이루고 있지만 수요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조영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경산 연장선 개통 이전에는 원룸촌의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과 공실률이 높아질 것이라는 불안감이 교차했다"면서 "정작 개통 1년이 지난 요즘은 원룸에서 생활했던 학생들이 지하철 개통 이후 집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키워드 : 빨대효과(straw effect)

도시 간 접근성의 개선으로 의료와 유통'쇼핑'음식'숙박'소매'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근 대도시권으로 흡입되는 현상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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